이사회, 7대2로 임 회장 해임안 처리
[뉴스핌=노희준 기자] KB금융지주 이사회가 임영록 지주회장의 대표이사 해임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김영진 서울대 교수(경영학과)와 조재호 서울대 교수(경영학과)는 반대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진 서울대 교수(왼쪽), 조재호 서울대 교수<사진=KB금융그룹> |
KB금융지주 이사회 관계자는 "김영진 교수와 조재호 교수 두 분만 반대했다"고 말했다. 이사회는 임 회장의 직무정지로 사외이사 9명 체제다. 대표이사 해임안은 이사회 과반수 찬성으로 가능하다.
김 교수는 "관치 차원에서 반대했다"고 말했다. 앞서 김 교수는 전날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제재 과정에서 규제 당국이 정당하고 객관적인 처리를 했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에 관치"라며 "해임안을 반대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
김 교수는 "사외이사 전체가 관치금융 폐해에 대해 동의하고 있지만, 어제 투표는 이 시점에서 (사태를)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좋겠느냐 해서 투표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해임안 상정이 불가피하다는 데 이사회 내 큰 이견은 없었느냐는 물음에는 "그렇다"며 "언젠가는 우리 각자가 의견을 표명해야 했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번 사태는 규제당국이 개입해서 생긴 문제"라며 "사태의 근본적 원인은 낙하산을 보내는 정치권에 있다. 관치금융에 대해 목소리를 낸 이유도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금융기관의 자율적인 경영을 해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큰 조직의 장이 되려면 존경을 받는 사람이, 구성원의 롤 모델이 조직의 수장이 돼야 하는데 밖에서 오면 그런 존경을 받겠느냐"며 "관치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낙하산이고 이번 사태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반대 의사 표명 여부와 관련 "그걸 밝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이사회는 17일 은행연합회에서 오후 6시께부터 간담회를 열어 임 회장에 대한 해임안을 처리하기로 뜻을 모았지만, 일부 사외이사가 마지막까지 임 회장의 자진사퇴를 이끌어내기 위해 임 회장 자택을 찾아 설득에 나섰다.
하지만 임 회장은 끝내 사퇴를 거부했는데, 임 회장 자택에는 황건호 전 금융투자협회장과 김 교수와 조 교수가 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사회는 KB금융 명동 본점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고 간담회에서 논의한 대로 임 회장에 대한 대표이사 해임안을 처리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