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국유 상업은행 부동산 대출 늘려
[뉴스핌=조윤선 기자] 지방정부의 잇따른 구매제한 완화 조치에도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자, 중국 당국이 대대적인 부동산 부양에 나서는 움직임이 포착돼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 등 중국 매체는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4대 은행(중국·공상·농업·건설은행)에 첫 번째 주택 대출을 장려하고 두 번째, 세 번째 주택 구매 시 기준금리를 적용하는 등 부동산 대출 규제를 완화할 것을 주문했다는 소문이 시장에 돌고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기존 대출금을 상환한 후 다시 대출하면 첫 번째 주택 구입으로 간주하는 등 4대 은행이 첫 번째 주택 기준 및 대출 요건을 완화할 것이란 소식도 전해졌다.
이에 대해 중앙은행은 아직까지 어떠한 반응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시장 관계자들은 대체로 이러한 소문들이 전혀 현실성이 없는 것은 아니라며, 부동산 대출 정책이 전면적으로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지방정부들도 최근 잇따라 시장 구제에 나서고 있는 분위기다.
9월 15일 후베이(湖北)성은 실거주 수요에 한 해 첫 번째 주택 구매 시, 계약금 비율을 30%로, 대출금리 최저한도를 기준금리의 30%까지 낮추겠다는 방침을 공개했다.
8월 8일 푸젠(福建)성도 주택구매자가 대출금을 다 갚은 이후에 다시 대출을 신청하면, 첫 번째 주택 구매로 간주하겠다는 주택대출 완화 규제를 발표했다.
중위안(中原)부동산 수석시장분석가 장다웨이(張大偉)는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와 지방정부의 잇따른 구매제한 움직임에 중앙은행도 시장에 규제 완화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며 "다만 시장에 돌고 있는 소문처럼 규제가 완화된다기 보다는 실거주 수요를 지원하는 형태의 규제 완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장다웨이는 두 번째, 세 번째 주택 구매 시 기준금리를 적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시장에 돌고 있는 소문을 일축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앞서 지방정부가 줄줄이 시행하고 있는 구매제한 완화 정책 효과가 약화되고 있다"며 "향후 부동산 시장 경기 살리기의 관건은 대출 완화 정책에 달려있다"면서 정부의 규제 완화 신호를 반기고 있다.
올해들어 불황에 빠진 중국 부동산 시장은 지방정부의 잇따른 구매제한 완화에도 회복 기미가 요원하기만 하다.
지난 6월 26일 네이멍구(內蒙古) 후허하오터(呼和浩特)를 시작으로 최근 장쑤(江蘇)성 난징(南京)까지 3년여간 시행해온 부동산 구매 제한을 철회하고 나섰다.
현재 구매제한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도시는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深圳), 주하이(珠海), 싼야(三亞) 등 6개 도시 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전통적인 부동산 성수기인 9월 거래량이 부진을 나타내는 등 부동산 경기는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위안부동산연구부는 9월 21일 기준, 중국 54개 주요 도시의 주택 거래량은 13만1947채로 8월달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9월 부동산 성수기가 사라졌다고 소개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통계에서도 8월 중국 70개 주요 도시 가운데, 집값이 7월보다 오른 도시는 샤먼(廈門) 한 곳 뿐인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 및 성장세 둔화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행정학원 왕샤오광(王小廣) 연구원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중국 부동산 시장은 조정기에 돌입, 성장 속도 조정과 구조 조정에 직면해 있다"며 "2015년, 2016년은 부동산 시장 조정 압력이 가장 큰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