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순매도 포지션 최근 4주간 두 배 급증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금과 백금 가격이 동반 하락하는 가운데 투기거래자들이 ‘팔자’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현물 수요가 부진한 데다 무엇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움직임과 이에 따른 달러화 강세가 금속상품 가격을 추세적으로 끌어내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6일(현지시각)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한 투기거래자들의 금에 대한 롱포지션이 7주 연속 감소했다. 이는 2010년 이후 최장기 기록에 해당한다.
[출처:AP/뉴시스] |
지난달 30일 기준 금에 대한 순매수 포지션은 3만7743계약으로 15% 급감했다. 최근 7주간 순매수 포지션은 무려 7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순매도 포지션은 4.5% 증가한 8만1262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상 최고치에 해당한다. 지난 8월 마지막 주 이후 4주 동안 금에 대한 하락 베팅은 두 배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금 연계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지속적으로 자금이 유출, 연초 이후 빠져나간 자금이 40억달러에 달했다.
지난주에만 투자자들은 ETF의 금 자산을 9톤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금값의 하락이 추세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골드만 삭스가 12개월 금값 전망치를 온스당 1050달러로 유지한 가운데 HSBC가 내년 금값 전망을 당초 1310달러에서 1175달러로 낮춰 잡았다.
소시에떼 제너럴 역시 금값이 1200달러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상황은 백금도 마찬가지다. 지난주 백금이 5년만에 처음으로 온스당 1200달러를 뚫고 내려간 가운데 머니매니저들이 백금에 대한 상승 베팅을 2012년 이후 최대 규모로 축소했다.
중국과 유럽의 경기 둔화로 인해 백금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헤지펀드를 필두로 한 투기거래자들이 지난달 30일 기준 한 주 동안 백금 순매수 포지션을 26% 축소했다. 이에 따라 상승 포지션은 지난 7월 고점 대비 70% 급감했다.
지난 3분기 백금 가격은 12% 하락했다. 수요 위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한편 남아공의 금광 노동자 시위가 종료된 데 따른 결과다.
8월 독일 공장주문이 2009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 특히 유로존의 경기 둔화 및 금속상품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가 높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