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백현지 기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취임 100일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 소위 '최경환노믹스' 효과는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는 미미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경환호의 자산시장 부양 시도의 효과에 대한 증권가 반응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지난 7월 16일 최 경제부총리가 취임한 이후 41조원 이상의 재정을 투입하는 과감한 경기부양책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두 차례 금리인하를 유도하면서 저성장기조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최경환 부총리 관훈토론회 / 김학선 기자 |
특히 고정투자, 배당 등 지출증가로 기업보유 현금의 선순환 흐름을 만들겠다는 포부였다. 당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공조는 내수경기에 우호적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최경환노믹스'는 증시와 부동산시장을 일으켜 그 결과 '부의 효과(wealth effect)'로 내수를 부양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 '최경환 장세' 운위되던 증시, 반짝 효과에 그쳐
강력한 경기 부양 기대감에 최경환 부총리 취임 초기 2000선에 머물던 코스피지수는 연고점까지 치솟기도 했다. 최 부총리 취임 이후 지난 7월 30일 코스피지수는 2082선까지 올랐지만 최근 1900선까지 조정을 거치며 후퇴, '반짝 효과'에 그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달 초 최 부총리는 미국 뉴욕을 방문해 해외투자자들을 상대로 IR행사를 개최하기도 했지만 외국계자금 이탈이 지속되고 있다. 이달 들어(20일까지)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2200억원 어치를 내던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7월 말 팽배한 박스권을 뚫고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감은 지금 거의 사라졌다"며 "일시적으로 늘어난 거래대금도 다시 주춤한 상태"라고 말했다.
최경환호의 자산시장 부양 정책에 대한 회의도 나오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기업 실적이 좋지 않고 외부 여건도 악화된 상태라 정책당국이 시장을 부양해도 자산가격이 쉽게 오를 수 없는 여건이라고 지적한다.
한 증권사 IB 담당 부장은 "증시나 부동산시장이나 모두 구조적인 변화를 겪고 있는데, 지금 현재 가격이 적정 수준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계속 더 올릴 수 있다고 믿는다면 정책 실패가 아니라고 해도 그 부작용은 결국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증시 거래량이 바닥에서 다소 증가하고 활동계좌수도 증가한 것은 일정한 '기대감'이 시장에 형성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2011년 3분기를 고점으로 감소 추세에 들어갔던 주식시장 활동계좌 수가 최근 2분기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주식시장에서 투자에 참여하는 활동계좌수는 240만4006개로 지난 2분기 232만3776개에 이어 연속 증가했다. 여기서 활동계좌는 분기 1회 이상 주문을 제출한 계좌를 말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7월에 정부의 배당활성화 등 내수경기 진작을 위한 시장활성화 정책 등의 영향으로 모든 투자자의 활동계좌가 늘었다"며 "다만 8~9월 들어 소폭 하락세로 전환했는데, 유로존 및 중국경기 둔화 지속, 전차주 등 대형주의 부진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코스피 지수 추이 [출처: 키움증권 HTS 화면 캡쳐]
◆ 갈곳 없는 뭉칫돈, 배당주펀드로
다만 배당주에는 돈이 몰렸다. 초이노믹스의 일환으로 기업들의 배당확대 정책이 추친되며 배당주펀드에도 뭉칫돈이 유입됐다.
KG제로인에 따르면(ETF제외) 지난 7월 배당주펀드로 1조9963억원이 유입됐다. 올해 배당주펀드로 들어온 자금의 89.1%가 최 부총리 취임 이후 몰린 셈이다.
펀드 숫자도 증가세다. 7월 이후 최 부총리 취임일(7월 16일) 이후 7개 배당주펀드가 신규 출시됐다.
이같은 자금유입에 힘입어 배당주펀드의 수익률도 선방하고 있다. 배당주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2.49%로 국내주식형펀드의 수익률 -6.86%를 웃돌았다.
하지만 배당주펀드로 자금유입효과는 단순히 '최경환노믹스' 효과라고 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영준 대신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최근 자금 유입이 다소 주춤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배당주펀드로 자금이 유입된 것은 정책효과와 저금리시대의 투자대안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비롯됐다"며 "2% 저금리로 가며 주식의 요구 수익률이 6%대까지 내려온 가운데 배당펀드가 다른 주식형펀드 대비 수익률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백현지 기자 (ssup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