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자산가들 부양책 발표 이후 순자산 30억달러 급증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으로 인해 빈부격차가 더욱 크게 벌어졌다는 것은 금융시장과 정책자들이 모두 인정하는 사실이다.
지난주 단행된 일본은행(BOJ)의 ‘깜짝’ 부양책이 이미 일본 슈퍼 부자들의 주머니를 크게 살 찌운 것으로 드러났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출처:월스트리트저널] |
일본 최고의 부자로 꼽히는 패스트 리테일링의 야나이 다다시 회장의 순자산 규모만 지난달 31일 부양책 발표 후 20억달러 증가했다.
일본의 두 번째 부자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 역시 같은 기간 순자산 규모가 1억8200만달러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규모 3위에 랭크된 키엔스으 다키자키 다케미츠 회장의 순자산 규모 역시 지난달 31일 부양책 발표 이후 4억3400만달러 불어났고, 4위에 이름을 올린 라쿠텐의 미키타니 히로시 대표 역시 순자산이 3억9300만달러 증가했다.
파인브릿지 인베스트먼트 재팬의 마에노 다츠시 주식 헤드는 “상위 10%의 자산가들의 부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며 “반면 하위 20~30%의 자산 규모는 점차 줄어드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주식을 포함한 금융시장의 랠리로 인해 금융 자산을 대규모로 보유한 자산가들이 쏠쏠한 반사이익을 얻는 동시에 전반적인 부의 격차가 더욱 크게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설명이다.
이는 연준의 양적완화(QE) 및 제로금리 시행으로 인해 벌어진 현상과 닮은꼴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라쿠텐 증권의 구보타 마사유키 전략가는 “부양책에 따른 단기 효과가 상당히 강하게 나타났다”며 “정부가 주식시장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셈”이라고 전했다.
지난주 BOJ의 부양책 발표 이전에도 이른바 아베노믹스는 자산가들의 부를 더욱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RBC와 캡 제미니에 따르면 투자 자산이 100만달러 이상인 일본 자산가들의 부가 지난해 24%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중산층의 주머니 사정은 부양책과 무관하게 개선되지 않는 실정이다. 지난 9월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임금은 2.9%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실질 임금은 15개월 연속 감소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