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업계 연준 긴축 불발에 베팅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채권시장에 이른바 ‘그린스펀의 수수께끼’가 재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주목된다.
이와 별도로 헤지펀드 업계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불발 가능성에 베팅, 역발상 행보에 나서는 등 채권시장 향방이 묘연한 상황이다.
◆ 2005년 수수께끼 상황 벌어질 수도
연준이 내년 중반 금리인상을 단행하더라도 하이일드 채권의 수익률이 상승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뉴욕증권거래소[출처:블룸버그통신] |
과거 2005년 앨런 그린스펀 연준 전 의장은 연준의 금리 인상에도 글로벌 저축 과잉으로 인해 장기 채권 수익률 상승에 제동이 걸리는 ‘수수께끼’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내년 연준의 금리인상 시점에도 같은 현상이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주장이다.
호주 자산운용사 브리스베인의 매튜 피터 이코노미스트는 “유럽과 일본의 통화완화 정책으로 인해 해외 자금이 미국으로 유입될 경우 연준의 긴축과 무관하게 경제 펀더멘털에 부적절한 유동성 과잉이 발생할 수 있다”며 “그린스펀 전 의장 당시의 시장 상황이 재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0년대 중반과 현재 금융시장 상황이 흡사하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판단이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이 부양책을 통해 풀어내는 유동성이 과거 중국의 과잉 저축에서 비롯된 유동성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연준이 양적완화(QE)를 종료하는 과정에 국채 수익률이 오히려 떨어진 것은 이미 내년 긴축 이후 ‘수수께께’ 발생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실제로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8일(현지시각) 장중 2.3%%에서 거래, 지난해 말에 비해 0.7%포인트 하락했다.
◆ 헤지펀드 ‘역발상’ 긴축 불발에 베팅
대다수의 채권 시장 트레이더와 뮤추얼 펀드 매니저들이 내년 중반 연준의 금리인상을 점치는 반면 헤지펀드가 이와 상반되는 베팅에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날 씨티그룹에 따르면 헤지펀드 업계가 긴축 불발을 예상, 단기물 국채 상승에 적극 베팅하는 한편 장기물에 대해 순매도 포지션을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달리 뮤추얼 펀드 업계의 매니저들은 장기물 채권의 비중을 확대하는 한편 단기물의 비중을 축소, 헤지펀드와 상반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BNY 멜론 글로벌 마켓의 마빈 로 채권 전략가는 “연초 이후 역발상 전략이 적중했다”며 “헤지펀드 업계는 내년 중반 연준이 긴축을 단행할 것이라는 시장의 중론에 대조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헤지펀드 업계의 행보는 미국 경제 성장 회복이 시장의 예상보다 부진하고 인플레이션이 정책자들의 목표치에 장기간 못 미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연준이 금리인상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별도로 블룸버그통신이 실시한 조사에서 업계 애널리스트는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현재 0.5% 선에서2015년 말 1.57%까지 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10년물 수익률은 현재 2.33%에서 내년 말 3.23%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