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두산건설, 전년比 22%, 11% 감축..수주잔액도 최고 26% ↓
[뉴스핌=이동훈 기자] 건설사들이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건설경기 부진이 장기화되자 조직을 꾸준히 통·폐합했다. 인건비 부담에 신규 채용을 거의 없애다 보니 직원수가 자연스럽게 줄었다.
이같은 극약처방에도 불구하고 실적 개선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장기간 이어진 적자로 재무구조가 취약하다. 공사수주 잔액이 급감해 미래 ‘먹거리’도 불투명한 상태다.
◆인력·조직 줄이는 중견 건설사자료=금융결제원(그래픽 송유미기자)
24일 부동산 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부건설과 두산건설, 한라를 비롯한 건설사들은 1년 전과 비교해 직원을 최대 20% 넘게 줄였다.
시공능력평가순위 25위 동부건설은 가장 많은 직원을 감축했다. 계열사인 동부익스프레스가 매각된 것도 인력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9월 현재 정규직 722명, 계약직 354명 등 총 1076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는 전년동기(1381명) 대비 22.0%(305명) 급감한 것이다. 1년새 직원 5명 중 1명 넘게 회사를 떠난 셈. 계약직이 늘어난 반면 정규직은 24.7%(238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시공순위 11위 두산건설은 현재 건축, 인프라BG, 메카텍BG, 렉스콘BU 부서 등에서 총 1800명이 일하고 있다. 전년동기(2042명)과 비교하면 11.8% 줄었다.
코오롱글로벌은 토목, 환경, 건축, 플랜트, 무역, 유통서비스 부서에서 총 2421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는 1년전(2740명)보다 11.6% 줄어든 수치다.
워크아웃 중인 금호산업은 전년동기 7.3% 줄어든 1185명이 일하고 있다. 지난해엔 건설, 개발사업 부서에서 총 1279명이 근무했다. 적자 구조를 벗어나지 못한 한라도 직원수가 1282명으로 1년새 3.9% 줄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매출 1조원 규모 회사로 몸집을 줄이다 보니 직원수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퇴사자가 발생해도 경력직 충원이나 신입사원 채용을 안해 자연적으로 조직이 슬림해졌다”고 말했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실시해 인력이 많이 빠져나갔다”며 “지금은 직원이 부족한 상황으로 내년부터 인력 채용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수주 줄자 공사잔액도 “고갈 중”
인력 및 사업 영역이 축소되자 공사 수주잔액도 고갈되고 있다. 신규 수주로 미래 먹거리를 채워 넣어야 하지만 경쟁력이 악화돼 상황이 녹록치 않다.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 리스크(위험)가 높은 주택사업을 거의 없앤 데다 대형 건설사처럼 해외시장에 진출해 사업 다각화를 꾀하기도 어려워서다.
한라는 지난 9월 기준 공사 수주잔액이 2조6408억원으로 1년전에 비해 26.4% 급감했다. 두산건설은 수주잔액이 8조5144억원에서 6조2767억원으로 26.2% 줄었다.
같은 기간 금호산업은 4조140억에서 3조4351억원으로, 동부건설은 2조3059억원에서 2조1109억원으로 각각 감소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수주잔액이 2조5230억원으로 1년전과 비슷했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신규수주 축소로 공사 잔액이 줄고 있어 당분간 매출 확대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며 “수백억원에 달하는 담합 과장금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