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높으면 신용등급 긍정적이지만 국가마다 영향 달라"
[뉴스핌=김성수 기자] 세계 경제는 각기 다른 성장 사이클에 적응하는 중이며 이것이 각국 신용평가에도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10일(현지시각) 밝혔다.
무디스는 이날 런던에서 발표한 연례 신용전망 보고서를 통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높은 국가일수록 대체로 신용등급에 긍정적 영향을 받게 된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무디스는 "미국·인도·멕시코는 경기회복이 점차 빨라지는 데다 지출과 세수도 늘어나 국가 신용도가 개선될 것"이라며 "다만 채권 발행에 대한 심사 기준이 느슨해지면서 신규 차입시 신용도가 오히려 악화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콜린스 엘리스 무디스 매니징 디렉터는 성명을 통해 "미국 경제가 꾸준히 성장하는 것은 전세계 신용 여건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면서도 "이는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몇몇 국가의 차입 부담이 높아지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이 통화정책 방향을 긴축으로 선회하는 것은 시장 불안을 심화시킬 요소"라며 "성장 악화를 겪는 유로존과 일본·브라질은 갈수록 채무 이행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무디스는 지난 1일(현지시각) 일본의 국가 신용등급을 'Aa3'에서 'A1'으로 한 단계 강등했다. 일본 정부가 제시했던 재정적자 감축 목표 달성이 불확실해진 것이 신용등급을 낮춘 배경이다.
신용평가사 피치도 현재 'A+'인 일본의 국가 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려놓았다. 일본 정부가 내년 10월 예정됐던 소비세율 인상을 2017년 4월로 미룸으로써 내년 회계연도(2015년 4월~2016년 3월) 재정수지 적자 목표치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반면 무디스는 한국에 대해서는 신용등급 'Aa3'와 '안정적' 전망을 재확인했다. 한국 경제가 ▲양호한 재정건전성과 대외채무구조 ▲높은 대외충격 극복능력 ▲수출경쟁력 ▲은행의 대외취약성 감소 등의 강점을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무디스는 성장세가 안정된 국가일지라도 개별 상황에 따라 신용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영국은 고용은 부진하지만 생산성 향상이 이를 상쇄할 것이며, 호주는 견조한 성장세에도 실업률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 의견을 내비쳤다.
무디스는 "올해 중국 경제는 7.3% 성장할 것"이라며 "내년과 2016년에는 성장률이 7%로 낮아지겠으나, 이는 인구 고령화와 투자·소비 중심의 경제구조 개혁 진행에 따른 자연스런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 정부가 성장 둔화를 수용하는 것은 신용도에 긍정적 요소"라며 "중국 지도부의 구조개혁 노력은 일단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