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한 환경 속 '경쟁력 강화' 방점…신성장원 확보 속도
[뉴스핌=이강혁 기자] 삼성과 LG가 내년도 경영계획을 마무리했다. 글로벌 경제의 각종 지표들이 심상치 않지만 시장 리더십 확대를 위한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극대화라는 불변의 목표를 내년 전략의 핵심 방향으로 담아냈다. 을미년(乙未年) 세밑. 불투명한 환경 속에서도 더 크게 도약하기 위한 삼성과 LG의 출격 준비는 끝났다.
▲삼성, 시장 리더십 및 육성제품 경쟁력 강화
2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올 한해 가장 큰 고민은 삼성전자의 수익성 곡선이 정점을 찍고 곤두박질 쳤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그룹 이익의 70% 가량을 책임지는 탓에 그룹 전반의 위기 의식은 어느 때보다 높다. 내년 역시 적잖은 부침이 예상되지만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재도약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불투명한 경영 환경을 돌파하기 위한 고민을 담아 내년 전략에 반영했다. 주력 사업별로 시장 리더십을 더욱 강화하면서 육성제품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방점을 찍었다. 미래 먹을거리 사업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경영환경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를 거쳐 에코 시스템 중심으로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지속 성장을 위해 퍼스트무버(First-mover), 게임 체인저(Game changer), 밸류 크리에이터(Value creator)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우선 CE(소비자가전)·IM(IT·모바일)·DS(반도체·부품)의 3대 부문 사업체제를 중심으로 시장 리더십 강화에 모든 화력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시장의 판을 바꿀 수 있는 혁신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면서 글로벌 브랜드로써의 위상을 한층 더 높이겠다는 목표다.
CE부문의 TV 사업은 경쟁사 대비 앞선 화질과 디자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시장과 보급형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TV 시장 10년 연속 1위를 달성이 핵심이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다양한 UHD TV와 커브드(Curved) TV 혁신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신흥시장에서는 지역 특화모델을 확대하는 동시에 보급형 제품 경쟁력 강화 등에 나설 방침이다.
생활가전은 이미 올 한해 동안 내년 글로벌 톱티어(Top Tier)를 목표로 프리미엄 중심 전략을 추진해 왔다. 내년은 기존 프리미엄을 뛰어넘는 슈퍼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해 글로벌 명품 가전 브랜드의 위상을 강화하기로 방향을 설정했다. 여기에 보급형 제품군은 지역별 차별화를 바탕으로 원가 경쟁력과 라인업을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을 지속할 계획이다.
IM부문은 지속 성장을 내년 계획의 핵심 방향으로 정했다. 사업체질을 보다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핵심역량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가격대별 제품 경쟁력과 원가 경쟁력을 더욱 높이면서 성장과 수익성 확보를 추진해 중장기 사업기반 강화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갤럭시 시리즈를 필두로 웨러어블 제품 등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보해 새로운 성장 모멘텀으로 키워 나갈 예정이다.
DS부문은 압도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 반도체 사업의 비중을 높인다. 특히 내년은 메모리 사업의 경우 연간 안정적인 수급이 예상되는 만큼 SSD를 포함한 솔루션 제품 우수성을 바탕으로 제품 차별화에 박차를 가한다. 또한 지속적인 10nm급 제품 전환과 3비트 제품 확대를 통해 원가 리더십을 유지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키로 했다. 갈길이 먼 시스템LSI 사업은 14나노 본격 양산을 통해 내외부 거래선 수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평택고덕산업단지의 첨단 반도체 라인 건설이 시작되는 만큼 투자도 늘릴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들 3대 부문 사업체제와 함께 미래 신성장동력 차원에서 기업간거래(B2B), 사물인터넷(IoT) 분야에 더욱 집중하기로 했다. 특히 사물인터넷의 경우 스마트홈 패러다임이 내년부터 대대적인 전화기를 맞을 것으로 보고 서비스 대중화를 이끈다는 데 화력을 쏟아붙는다.
▲LG, 근본적 경쟁력 개선에 역량 집중
LG그룹은 근본적인 경쟁력 개선에 역량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짰다. 계열사별로 이같은 한 방향을 보고 전력질주한다. 최근 조직개편도 이에 따라 철저하게 시장 선도 제품 발굴 및 미래사업의 체계적인 준비에 맞춰졌다.
단적으로 LG전자는 전사 신사업 발굴 및 전개를 위한 ‘이노베이션사업센터’를 신설하고 CTO인 안승권 사장이 센터장을 겸임토록 했다. 또 전사 B2B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B2B부문’을 신설하고 노환용 사장에게 맡겼다. 태양광, 조명, ESS 등 에너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에너지사업센터'를 신설하고 이상봉 부사장을 센터장에 임명했다.
사업본부 별로는 HE사업본부는 올레드 TV, 울트라HD TV는 '시장 선점'을, 스마트 TV는 '시장 재편'을 키워드로 설정하고 세계 TV시장을 리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차원이 다른 올레드 TV’의 생산, 연구개발(R&D), 마케팅에 대한 투자를 대폭 강화해 차세대 TV 시장을 주도할 계획이다.
MC사업본부는 첫 텐밀리언 셀러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G3’의 상승세를 이어 내년에도 ‘G3’ 후속작 등 전략 스마트폰 라인업을 선보이는 등 수익성과 성장성을 고루 갖추는 동시에 강한 브랜드도 구축할 계획이다.
H&A사업본부는 조직개편에서 사업 시너지 창출을 위해 HA와 AE사업본부를 통합해 조성진 사장이 본부장을 맡고, ‘다이렉트 드라이브 모터’,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 등을 기반으로한 친환경 고효율 제품과 LG만의 스마트홈 서비스인 ‘홈챗’을 내세워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
VC사업본부는 전기차용 차량부품,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부품, IT와 결합한 커넥티드카 부품, 차량용 공조 시스템 등 차량용 핵심 부품과 친환경 기술을 개발해 새로운 성장 엔진 역할을 중점 수행한다.
LG디스플레이는 본격적으로 펼쳐질 올레드(OLED) TV 시장 내 확실한 입지를 구축하기 위한 기반 조성에 집중한다. 이와 관련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OLED사업부를 신설, 여성덕 사장이 사업부장을 맡아 R&D부터 생산·영업까지 총괄하며 OLED 사업을 본격 궤도에 올린다는 전략이다.
특히 파주공장에서 월 2만6000장 규모를 생산할 수 있는 TV용 8세대 OLED 패널 신규 라인을 내년부터 본격 가동, 월 8천장 규모를 생산할 수 있는 기존 라인을 합쳐 총 3만4000장으로 생산능력이 대폭 확대돼 올레드 TV 시장 선점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기술 차별화 및 제품 라인업 확대로 초고화질(UHD) TV 일등 굳히기에 나서고, 투명 디스플레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등 미래 준비를 위한 차별화된 핵심 기술 개발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LG 관계자는 "내년은 세계 경제 저성장 기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수출 기업들에게는 매출의 성장 정체 극복이 가장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상적인 매출 증대나 원가 절감 수준을 넘어서는 시장선도 제품 출시와 같은 성과를 창출하며 미래 준비를 위한 차세대 성장엔진 사업 분야에서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