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회장 '내실경영' 강조…기획·재무 중심 인사?
[뉴스핌=송주오 기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취임 후 첫 임원인사를 놓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당초 지난 연말 인사가 단행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인사시기를 놓고도 설왕설래하는 상황이다.
다만 권 회장이 지난 경제계 신년회에서 이달 중순께 인사가 나올 것이라고 밝힌 만큼 이번주에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던 포스코의 임원인사는 새해 들어서도 감감무소식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예년보다 일찍 나오는 건 맞다"면서도 "그 시가가 언제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업계에선 포스코가 통상 3월에 해오던 인사를 앞당기는 만큼 권 회장이 어떤 색깔을 낼지에 대해 관심이 많다. 권 회장이 지난해 3월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시행한다는 점과 사업 구조조정이 한창 진행중이라는 점에서다. 또 향후 권 회장이 이끄는 포스코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사시기와 인사 폭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이유다.
이와 관련 권 회장은 이달 초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최대한 빨리 이달 중에 인사를 낼 계획"이라며 "(인사폭에 대해) 바뀐지 얼마 안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약속한 1월의 막바지에 다다랐지만 인사 발표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일부 계열사 사장이 교체되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전망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권 회장이 종종 "포스코를 제외한 모든 계열사가 구조조정 대상"이라고 밝혀왔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의 관심이 높은 건 사실"이라며 "(인사가 늦어지는 건)내부의 사정이 있어서 그렇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 권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재무적 성과를 창출하자"고 강조해 내실경영을 거듭 천명했다. 이를 고려하면 기업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기획과 재무 중심의 인사로 귀결된다.
이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 포스코플랜텍에서 나왔다. 권 회장은 지난 12일 포스코그룹 내 기획통인 조남진 상무보와 재무통인 강규봉 상무보를 포스코플랜택으로 보냈다. 조 상무보와 강 상부보는 각각 기획그룹장, 재무그룹장을 맡아 포스코플랜텍의 살림살이를 관리한다.
포스코플랜택은 중공업 설비를 하는 업체로 조선·플랜트 업황의 악화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이 참여하는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수혈로 연명하는 상황이다.
당시 포스코 측은 "포스코플랜택이 처한 상황을 점검하고 체질 변환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포스코의 현 상황도 인사 성격을 예측하는 데 힘을 실어주고 있다. 포스코는 현재 미국합작 법인 UPS, 광양제철소 LNG터미널, 포스코우루과이 등의 지분매각과 포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의 상장을 추진 중이다. 사업 구조조정이 한창 진행 중으로 이를 맡아 지휘 관리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인사라는게 예측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향후 주력사업이나 개편되는 방향을 반영한 인사가 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