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제 유가가 7% 랠리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데다 기업 인수합병(M&A)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뉴욕증시를 강하게 끌어올렸다.
이른바 그렉시트에 대한 경계감이 진정된 것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3일(현지시각)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지수가 303.34포인트(1.75%) 뛴 1만7664.38에 거래를 마감했고, S&P500 지수도 27.24포인트(1.35%) 랠리한 2048.09에 거래됐다. 나스닥 지수는 45.75포인트(0.98%) 오른 4722.44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 7% 급등한 배럴당 53.05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연중 최고치에 해당한다.
유가 바닥을 둘러싼 공방이 팽팽한 가운데 관련 종목이 강세를 보이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유가 폭락으로 초래된 디플레이션 및 경기 하강 우려가 일정 부분 해소되면서 뉴욕증시 전반에 걸쳐 ‘사’가 우세했다.
RW 베어드의 브루스 비틀스 최고투자전략가는 “국제 유가가 안정을 이루면서 글로벌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도 진정됐다”며 “1월 낙폭을 감안할 때 증시가 일정 부분 과매도 상태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섹터별로는 에너지 업종이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에너지 업종 지수는 최근 3거래일 동안 6% 이상 랠리하며 12월 이후 최대 상승을 기록했다.
이날 캐터필러가 3% 상승, 1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었고, 원유 및 가스 탐사 업체인 EOG 리소시스가 4% 이상 랠리했다. 슐럼버거도 3% 급등했다.
기업 M&A 소식도 이날 주가 상승을 부추겼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사무용품 유통 업체인 오피스 디포가 경쟁사인 스테플스와 합병 협상을 진행 중이다.
소식이 전해지면서 오피스 디포 주가가 20% 폭등했고, 스태플스 역시 11% 랠리했다.
자동차 섹터도 상승 탄력을 과시했다. 지난달 미국 자동차 판매가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1월 기준 7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데 따른 결과다.
제너럴 모터스(GM)의 지난달 판매가 18% 급증한 가운데 이날 3% 이상 주가 상승을 기록했고, 포드 역시 판매 규모가 16% 늘어났다는 소식을 호재로 2% 이상 뛰었다.
이날 주가 강세와 관련, 록웰 글로벌 캐피탈의 피터 카딜로 이코노미스트는 “전반적으로 ‘리스크-온’ 움직임이 두드러졌다”며 “유가 반등과 그리스 채무 협상에 대한 기대 등 투자 심리를 진정시키는 호재가 연이어 나오면서 위험자산으로 자금이 쏠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증시 변동성이 가라앉는 한편 상승 탄력이 2월 말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계를 권고하는 의견도 없지 않다. 바락 야드 어드바이저스의 마틴 레클럭 최고투자책임자는 “지수가 강한 상승 흐름을 타고 있지만 개별 종목의 주가는 여전히 불안정하다”며 “증시가 일정 기간 투기적인 매수에 따른 상승을 보인 뒤 대규모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