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도 등 아시아 신흥국 투자환경 '매력' 부각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올해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미국을 향하던 투자자금이 유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시아 신흥국들이 미국서 방향을 돌린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의장[출처: AP/뉴시스] |
글로벌 10위 자산운용사 아문디 글로벌 리서치대표 필리페 이투르비데는 "전반적인 디플레이션 분위기와 저유가 지속 상황 등 여러 요인들 때문에 올해 연준이 긴축을 시작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롬바드오디에 아시아 수석 투자담당자(CIO) 장-루이스 나카무라는 "연준이 소폭의 금리 인상에 나서기도 상당히 어려워질 것"이라며 금리 인상으로 미국은 글로벌 유동성을 흡수할 블랙홀이 될 텐데 이는 달러 강세와 수출 타격이라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은 올 연말이나 내년까지도 연준이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CME그룹 데이터에 따르면 올 7월 금리 인상 확률은 31%, 내년 1월 확률은 86%로 나타났다.
연준 금리인상 예상 시점이 미뤄지면서 미국을 향했던 투자자금은 다시 방향을 돌리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아시아 신흥국들이 수혜를 입는 모습이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 1월 신흥국 주식 및 채권시장에는 180억달러가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월인 지난해 12월 110억달러가 빠져나갔던 것과는 대비된다.
특히 미국에서 빠져 나온 자금이 아시아 지역으로 몰리면서 지난 4일 일본 제외 MSCI 아시아지수는 2.4% 뛰며 MSCI이머징마켓지수 상승폭 1%를 크게 웃돌았다.
롬바드오디에 나카무라 CIO는 "미국으로부터의 투자자금 유출로 가장 수혜를 볼 지역은 아시아 이머징 시장"이라고 말했다.
아문디의 필리페는 연준의 긴축 기대감이 줄어든 만큼 "미국보다는 유럽 증시를 더 선호하며 아시아에서는 인도와 태국 같은 이머징 국가들이 매력적"이라고 밝혔다.
채권시장에서도 아시아 국가들이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인도네시아의 경우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수요가 늘면서 5년물 국채 수익률은 올 초 대비 1%포인트가 떨어진(국채가격 상승) 것으로 나타났다.
HSBC홀딩스 소속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가장 매력적인 이머징 채권 시장으로 인도와 인도네시아를 꼽으면서 "해당국은 통화 변동성이 적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이나 남미와는 달리 아시아의 경우 투자 환경이 안정적이며 인도와 중국, 호주 등 여러 중앙은행들이 적극적으로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