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차 '팽팽'…그렉시트·유로존 붕괴 불안감 고조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그리스의 새 구제금융 협상과 관련해 국제채권단과 그리스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주 잇따라 예정된 관련회담을 통해 해결안이 도출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유럽연합(왼쪽)과 그리스 국기 [사진: AP/뉴시스] |
현재 그리스는 오는 28일 종료될 기존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연장하지 않고 새 합의를 이끌어내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치프라스 총리는 8일 의회 연설에서 새 구제금융 협상 마련을 위해 5월 말까지 시간을 벌어 줄 '가교협약(bridge agreement)'을 15일 내로 도출해 내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제채권단은 앞서 그리스 정부가 요청한 40억~50억유로 규모의 브릿지론(단기 임시 자금지원) 요청을 거부하는 등 그리스의 채무 협상에 타협하지 않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양 측이 입장 차를 좁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그리스 현지언론인 그릭리포터는 그리스 사태와 관련한 가능 시나리오를 소개하며 치프라스 총리가 EU 정상들과 마주할 EU정상회담이 그리스의 운명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그리스가 부채 및 긴축 계획과 관련해 유럽 관계국들과 직접 마주해 여러 설득 작업을 벌였음에도 이렇다 할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한 만큼 새로운 해결안이 도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도이체방크 전략가 조지 사라벨로스는 "(12일 EU 정상회담에 앞서 열릴) 11일 유로그룹 재무장관 회동에서 새로운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제시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며 "물론 새 프로그램에는 엄격한 조건들이 수반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합의안 도출을 위해서는 치프라스 총리가 긴축 반대와 구제금융 연장 불가라는 기존 입장에서 반드시 물러나야 하는 만큼 EU 정상회담까지 그리스 측의 입장 변화에 이목이 집중될 예정이다.
◆ 그렉시트·유로존 붕괴 가능성 '솔솔'
시장에서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그렉시트) 가능성과 유로존 붕괴 리스크가 빠르게 고조되는 모습이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이날 BBC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그리스가 추가 구제금융 지원을 받지 못할 경우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황에 빠질 수밖에 없으며 그렉시트는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그리스가 유로존에 머무는 한 그리스 경제 위기가 해결될 수 없을 것이라며 "그렉시트는 시간문제"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 역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리스크를 언급하며 영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스본 장관은 "그리스 부채와 관련한 그리스와 유로존 간의 대립 상황은 나날이 영국 경제에 리스크가 되고 있다"면서 영국은 그리스 관련 불안 상황에 대비해 비상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라고 밝혔다.
국제신용평가사들 역시 그렉시트 가능성을 주시하며 등급 조정에 나섰다.
지난 주말 스탠다드앤푸어스가 그리스 신용등급을 'B'에서 'B-'로 낮추고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한 데 이어 무디스도 그리스를 신용등급 강등 검토대상에 올렸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