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장 가운데 유일한 60년대생, 가장 젊어
[뉴스핌=한기진 기자] 김병호(54·사진) 신임 하나은행장은 외환은행과의 성공적인 통합 전략으로 ‘영업력 강화’를 1순위로 꼽았다.
김 신임 행장은 9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하나은행의 조직을 추스르고 영업력을 강화해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일(하나, 외환은행 통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 영업환경이 매우 어렵다”고 진단한 뒤,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던 외환은행에 대해 “앞으로 (통합 이후에)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김 신임 행장은 지난해 11월 은행장 직무대행을 맡은 지 약 4개월 만에 은행장으로 선임됐다. 이날 하나금융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단독 후보로 추천하면서 오는 10일 취임식을 시작으로 2년 임기의 행장 직을 수행한다.
원래 하나금융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공식합병 법인으로 출범하는 3월 1일이나 4월 1일 통합은행장을 선임할 계획이었다. 금융당국이 통합 예비인가를 하면 본인가 신청 때 통합은행장을 선임하려고 했다.
그러나 최근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신청한 통합절차 중단 가처분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계획이 무산됐다. 합병절차가 오는 6월까지 중단될 수밖에 없어, 더 이상 하나은행의 경영을 직무대행이 맡기기에는 은행권 영업환경이 너무 불안했다. 리더십 없이 돌파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외환은행과의 통합이 늦어지면서 생기는 하나은행 내부의 어수선한 상황을 정리할 은행장도 필요했다.
지난 6일 전격적으로 하나·외환은행의 합병을 주도한 핵심 임원 3명을 경질한 것도 이 같은 배경의 하나다. 전략담당(CSO) 임원과 준법감시인에 각각 박성호 전무와 권길주 전무를 선임하고, 곽철승 상무를 재무담당(CFO) 임원으로 앉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조직을 안정시키고 은행 영업전략수립에 가장 적임자가 김병호 행장이었던 것이다.
그는 시중은행장 가운데 유일한 1960년대생(1961년)으로 가장 젊다. 이광구 우리은행장과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이 1957년생이고 권선주 IBK기업은행장,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1956년생,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과 박종복 한국SC은행장이 1955년생, 서진원 신한은행장이 1951년생이다.
김 신임 행장은 명지고(1980년), 서울대 영문학(1984년), 미국 UC 버클리 MBA(경영학석사 1986년)를 졸업한 뒤, 하나은행의 전신인 한국투자금융에 지난 1987년 입사했다. 2년뒤 회사를 떠나 퍼스트 내셔널 뱅크 오브 시카고(First National Bank of Chicago)에서 2년간 일했고, 이후부터 하나은행맨으로 성장했다.
특히, 2005년 하나금융지주회사가 설립될 당시 설립기획단 팀장으로 지주사 설립을 주도했다. 이후 하나금융지주 상무, 부사장(CFO), 부행장(경영관리, 기업영업, 마케팅그룹 총괄)을 역임했고, 지난해 11월부터 은행장 직무대행으로 일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하나은행장 시절부터 경영관리, 기업영업 등 부행장을 역임하면서 손발을 맞추기도 했다. 이런 경력이 그룹의 안정화와 외환은행 통합 과정을 관리할 적임자라는 평가다.
김 행장은 온화한 성품으로 행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즐기는 편이다. 관행적인 회의와 보고체계를 효율적으로 변화시키기도 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