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렉시트 위기부터 중국발 금융위기 리스크까지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QE) 종료와 금리인상 움직임이 2008년 금융위기의 일단락으로 풀이하는 데 무리가 없지만 글로벌 경제의 잠재 리스크는 진화되지 않았다.
가까이는 이달 그리스의 구제금융 프로그램 종료 시점부터 정크본드 만기가 집중된 2019년까지 이른바 위기 ‘데드라인’이 꼬리를 물고 예정돼 있다.
◆ 그렉시트 리스크 이번에도 모면할까
11일 열린 유로그룹 회의[출처:AP/뉴시스] |
11일 열린 유로존 재무장관 회담에서 채권국 정책자들은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연장과 함께 기존의 지원 조건을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집하는 한편 그리스는 가교 프로그램을 통해 급한 불을 끄는 한편 긴축안을 대폭 완화해 채권 스왑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리스의 재정이 바닥을 드러낸 상황을 감안할 때 채무 조정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디폴트와 유로존 탈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리스의 급진 좌파 정부가 중국과 러시아 등 다른 창구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소위 ‘플랜B’ 카드를 꺼낸 가운데 투자자들은 오는 16일 회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석유 업계 4월 유동성 위기 오나
국제 유가가 최근 7개월 사이 60% 가까이 떨어지면서 관련 업계의 수익성에 커다란 흠집이 방생한 가운데 유동성 위기가 4월 본격화될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2개월 앞으로 다가온 채권자들의 자산 가치 재평가를 계기로 레버리지가 높은 업체를 필두로 석유 업계의 유동성 경색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권이 석유 업계에 제공하는 신용라인은 담보물에 대한 자산 가치 재평가가 이뤄진 뒤 재조정된다. 일부 업체들은 이 때 신용라인이 기존에 동원한 여신 규모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유가 급락 당시 자산 가치 평가절하된 업체들은 기존의 여신을 상환하기 위해 자산을 매각하거나 신규 채권을 발행해야 했다.
자금 조달 비용은 이미 큰 폭으로 뛰었다. 석유 업계의 만기 5년 이상 정크 등급 회사채 수익률이 지난해 6월 5.7%에서 6개월 사이 10.4%로 치솟았다.
◆ 2019년까지 정크본드 8000억달러 만기[출처:마켓워치]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움직임에 정크본드의 투자 열기가 식은 가운데 앞으로 4년 사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가 791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신용 평가사 무디스는 금리 상승이 본격화될 경우 이들 정크본드의 차환 발행이 난항을 겪는 한편 디폴트가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디스에 따르면 2019년까지 은행권 신용라인 만기가 돌아오는 정크 등급 기업의 여신 규모가 4760억달러로 집계됐고, 하이일드 본드 만기는 315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디스는 차환 발행이 필요한 여신 규모가 2010년 이후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무디스의 티나 실라버그 애널리스트는 “원유를 포함한 에너지 가격 하락과 글로벌 경기 둔화 등 정크 등급 기업에 대한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다”며 “이들 기업에 대한 유동성 여건에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2019년의 만기 규모가 3490억달러로 정점을 이룰 예정이며, 2016~2017년부터 채권 발행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무디스는 내다봤다.
◆ 중국발 신용위기 ‘시한폭탄’
중국발 금융위기 가능성에 대한 경고는 더 이상 새롭지 않다. 한계 수위를 넘은 여신과 부실 대출 자산은 언제든 위기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데 이견을 찾기 힘들다.
최근 영국 텔레그라프는 상하이 은행간 초단기 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이는 금융위기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중국 부동산 업체들이 발행한 채권 가격이 도미노 하락을 연출하고 있어 경계감을 높인다는 지적이다.
자금 시장에 이상 기류가 발생하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급준비율을 20%에서 19.5%로 전격 인하했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중국의 신용시스템 안정이 크게 흔들리는 상황이고, 매년 새로운 유동성을 공급하지 않을 경우 리파이낸싱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텔레그라프는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