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계열사 인수+자식 문제로 힘든 설연휴 될듯
[뉴스핌=김연순 기자] 박삼구(사진 좌측)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조양호(사진 우측) 한진그룹 회장은 여느 때와 달리 이번 설 연휴를 앞두고 마음이 무겁다.
박삼구 회장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그룹 현안(금호산업ㆍ금호고속 인수), 조양호 회장은 자녀(조현아 전 부사장 실형) 문제 등 작년부터 꼬여버린 실타래가 쉽게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 항공사 두 수장은 설 연휴 기간 내내 쉽게 풀리지 않을 고차 방정식을 풀기 위해 누구보다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17일 재계 및 항공업계에 따르면 금호고속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이하 IBK펀드)는 오는 23일 금호터미널에 금호고속 우선매수권 행사와 관련한 최종 가격을 전달할 예정이다.
동시에 산업은행 등 금호산업 채권단은 오는 25일 금호산업 보유지분 57.6% 매각과 관련해 인수의향서(LOI)를 받는다. 설 연휴 직후 금호고속과 금호산업에 대한 인수전이 본격화되는 것이다.
이들 기업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는 박삼구 회장은 그룹의 모태인 금호고속과 핵심 계열사인 금호산업 인수의지를 불태우고 있지만 현실은 그다지 녹록치 않다. IBK펀드와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고속 매각을 놓고 법정다툼을 예고하는 등 최근까지 첨예한 갈등을 빚어왔다.
최종 인수가격을 놓고도 양측간 간극은 큰 상황이다. IBK펀드측은 금호고속의 최종 매각 가격을 5000억원 이상으로 보고 있지만,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내부적으로 산정한 금호고속의 적정 매각가격은 2000억원 수준이다. 박 회장 입장에선 최종 매각 가격 제시일까지 최대한 간극을 좁혀야 하지만 쉽지는 않다.
오는 25일 LOI 제출을 앞두고 있는 금호산업 인수전도 막판 호반건설 등 제3세력의 참여 가능성 등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금호산업과 고속 인수에 최소 1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자금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박 회장으로선 부담스런 대목이다. 이번 설 연휴를 앞두고 박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은) 최근 인수건과 금호석유화학과의 법정다툼 등 현안이 많아 측근들과 잦은 회의를 갖고 있다"면서 "동시에 진행되는 금호고속과 금호산업 인수를 앞두고 여러가지 신경쓰는 것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역시 이번 설 연휴를 평생 잊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지난 12일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서울남부구치소에서 설을 보내게 돼서다. 조 전 부사장의 집행유예를 위해 증인출석도 마다하지 않았던 조 회장으로선 가슴아픈 설 연휴다.
조 회장은 공식적으로 자택에서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하면서 경영구상에 나설 예정이다. 단 설 연휴기간 동안 가족들과 함께 조 전 부사장을 면회할 가능성도 있다. 조 회장은 지난 1월 조 전 부사장을 한차례 면회한 바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양호 회장은) 설 연휴기간 동안 가족과 함께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2015년 경영과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구상을 하며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며 "(조 전 부사장 면회 여부에 대해선) 내용을 알 수가 없다"고 전했다.
동시에 '땅콩회항' 사태로 그룹이 큰 홍역을 치룬 만큼 조 회장은 설 연휴를 계기로 그룹을 다시 추스려야 해 이래저래 고민스러운 설 연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