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승환 기자]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부인 박영옥 여사가 21일 오후 8시 43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고인은 척추협착증과 요도암으로 투병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향년 86세.
박영옥 여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셋째형인 박상희씨의 장녀로 박근혜 대통령과는 사촌지간이다.
경북 선산군에서 태어난 박 여사는 서울 숙명여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모교인 구미국민학교(초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하던 중 박 전 대통령의 소개로 김종필 전 총리를 만났다. 김 전 총리와 부부의 연을 맺은지는 올해로 64년째다.
박 여사는 '영원한 2인자', '처세의달인'으로 불린 김 전총리를 그림자처럼 내조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평상시엔 남편의 뒤편에서 사회봉사·여성활동 등으로 내조하면서도, 김 전총리가 정치적 풍파를 겪을 때는 직접 전면에 나서기도 했다.
전두환 신군부가 김 전 총리를 부정축재 혐의로 연행했을 때 박 여사는 직접 구명 운동에 나섰고, 자민련 명예총재 시절의 김 전 총리와 함께 유세 현장을 돌기도 했다.
고인은 생전 “매스컴에 드러나지 않게 조용히 내조했다고 자부한다”면서 “프랑스 드골 대통령의 부인 이본느 여사처럼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내조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김 전총리 역시 박영옥 여사에 대한 사랑이 각별했다. 김 전 총리는 박 여사가 지난해 서울 순천향대병원에 입원한 이후 매일 병원을 찾아 아내의 옆을 지켰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고인의 빈소에는 정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빈소를 찾았다. 사촌간인 박근혜 대통령은 고인의 빈소에 조화를 보냈다.
새누리당 김용환 상임고문, 정우택 의원, 정진석 전 의원 등 정·관계 인사들도 빈소를 찾아 김 전 총리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오후에는 '포스트 JP' 이완구 총리,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조문도 예정돼 있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도 이르면 이날 빈소를 찾을 예정이다.
고인의 장례식은 5일장으로 치러지며, 빈소는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층 30호실에 마련됐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