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크본드 및 신주 발행 봇물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해 6월 이후 국제 유가가 폭락한 데 따라 발길을 끊었던 투자자들이 석유 업계로 복귀하는 움직임이다.
자금난에 몰린 석유 업체들이 최근 발행한 회사채와 주식에 공격적인 ‘사자’가 몰려들고 있다.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린 투자자들이 유가 반등을 겨냥해 베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원유 생산 현장[출처:AP/뉴시스] |
일부 업체들은 채권 발행에 나섰다. 연초 이후 정크 등급의 석유 업체들이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47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7억달러에서 대폭 늘어난 것이다.
석유 업체들이 채권보다 주식 발행에 더욱 적극적인 것은 상품 가격이 가까운 시일 안에 강한 반등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깔린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에너지 업체들의 주식이 저평가 매력을 지녔다는 데 의미를 두고 유가 상승 반전에 앞서 선취매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에너지 업체들은 유가 급락에 따른 타격과 4월 채권 은행의 자산 재평가에 앞서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원유 재고 및 유전 등 자산 가치가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신용라인이 축소되거나 일부 부채를 상환해야 하는 압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가 최근 반등, 배럴당 50달러 선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지난해 고점에 비해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최근 투자자들의 석유 종목 베팅에 대해 트리벤트 애셋 매니지먼트의 존 그로튼 주식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주식을 반값에 매입할 수 있다는 계산”이라고 전했다.
인베스코 하이일드 펀드의 스콧 로버트 펀드매니저는 “시장 유동성이 매우 풍부하다”며 “투자자들이 유가의 회복 가능성을 겨냥해 투자에 나서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한편 석유 업체의 자금난과 이에 따른 위기가 날로 증폭되는 상황이다. 아메리칸 이글 에너지가 지난해 8월 자산 매각에도 불구하고 이달 초 채권자들에게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
듄 에너지와 BPZ 리소시스가 최근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등 중소 업체들을 중심으로 벼랑 끝 위기에 몰리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