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연 1%대 금리 시대가 열리자 주택시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는 정부의 잇단 주택시장 정상화대책으로 활기를 띠고 있는 주택 매매시장에 또다른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주택 전셋값에도 '불을 지른' 것으로 볼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그동안 금리 인하를 환영했던 주택시장 전문가들도 이번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주택 대출이 늘어날 경우 1000조원을 넘어선 가계 부채 문제도 함께 관리해야한다는 게 이들의 이야기다.
12일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기준금리 추가 인하로 인해 주택시장은 매매가 활성화되는 반면 전셋값은 또다시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2일 기준금리를 연 1.75%로 0.25%포인트 내렸다. 기준금리가 연 1%대에 진입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 주택담보대출과 정부 주택기금 대출 이자도 함께 떨어질 전망이다.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정부의 기준 금리인하로 인해 주택 매매 거래가 보다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전셋값도 함께 오를 것으로 보이는 만큼 무주택 서민들의 고충도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 김학선 기자 |
이번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주택시장이 우려하고 있는 올해 중 금리 상승 가능성도 낮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김현아 실장은 "대출을 받아 집을 사려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은 지금 당장의 금리 뿐이 아니라 향후 금리 변동 전망"이라며 "이번 기준금리 추가 인하로 인해 미국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국내 기준금리 상승폭은 0.25%포인트 수준일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주택 대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과거와 같은 주택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거나 집값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집값 상승에 기대감이 거의 사라졌다는 게 이유다.
주택산업연구원 김지은 연구위원은 "지금 주택 매매거래가 늘어난 이유는 전셋값 상승에 따른 전세 수요의 매매 이동이지 집값 상승 기대감에 따른 것이 아니다"며 "실수요자 중심으로 매매가 확대될 뿐 2000년대 초중반처럼 집값이 오르거나 거래가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전셋값이다. 전셋값 급등 가능성이 다시 높아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김지은 연구위원은 "1%대 금리 시대가 열린 지금부터는 전셋값을 올리는 수준이 아니라 반전세(거액의 보증금과 소액의 월세를 내는 임대차방식) 형태로 바뀌며 전세 매물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며 "전세 가구의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가계 부채에 대한 정부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진단도 내놨다. 가계 부채가 더 늘어날 경우 소비 위축으로 인한 경제 부진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해서다.
김현아 실장은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만기 일시상환 상품을 줄이고 원리금 분할 상환 상품을 늘려야 할 것"이라며 "고정금리로 대출되는 정부 주택대출도 금리를 조속히 내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