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와 부채문제 '우려'…"증시 유입 잠재 유동성 충분"
[뉴스핌=김성수 기자] 7년래 최고치를 경신하며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중국 증시를 두고 침체된 중국 경제상황(펀더멘털)과 괴리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최근의 급등세가 양회 이후 중국 당국의 경제개혁에 대한 기대와 증시로 유입될 잠재 유동성 규모를 반영한 것이라는 시각이 맞서고 있다.
18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대비 74.45포인트, 2.13% 상승한 3577.30포인트에 마감했다. 상하이지수가 전날 6년 10개월 만에 3500선을 뛰어넘은 데 이어 상승폭을 더 늘린 것이다.
최근 1년간 상하이종합지수 추이 [출처: stockhtm.finance.qq.com] |
라보뱅크 마이클 에브리 아시아태평양 리서치부문 대표는 지난 16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점점 떨어지는데 주가가 이렇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0년부터 중국 주식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12% 수준으로 제한하고 있다.
다른 전문가들은 리커창 국무원 총리가 발표한 '7% 내외' 성장률 달성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정부 부양책 없이는 성장세가 더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앤드루 포크 컨퍼런스보드 베이징부문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성장을 이끄는 주요 동력이 모두 퇴보해 매우 강력한 경기하강 압력을 받고 있다"며 "7% 성장률 목표치도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리우 리강 호주앤뉴질랜드뱅킹그룹(ANZ)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는 최소 5년간 잠재성장률이 급격히 둔화될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정책적 노력 없이는 성장률이 7%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모건스탠리투자운용 루치르 샤르마 매니저는 "향후 5년간 중국 연평균 성장률이 4~5%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증시 [출처: AP/뉴시스] |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총부채 규모는 지난 2007년~2014년 사이에 약 4배로 급증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중도 지난 2007년에는 158%였으나, 지난해 들어서는 이 비율이 282%로 집계돼 약 두 배로 뛰어올랐다.
이처럼 극심한 부채문제는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깎아먹을 뇌관으로 부각되고 있다.
샤르마 매니저는 "지난 2007년에는 중국 부채가 1달러 증가할 경우 GDP도 1달러 증가하는 효과가 있었다"며 "지금은 오히려 GDP에서 4달러를 깎는 상황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샤르마는 지난 50년간 GDP 대비 민간부문 신용(부채) 비중이 크게 증가한 국가들은 모두 신용위기와 경기둔화를 겪었다고 분석했다. 태국 말레이시아 칠레 짐바브웨 라트비아 등이 대표적이다.
즉 중국이 지금과 같은 부채급증을 겪을 경우 향후 신용위기와 경기하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중국 증시는 향후 단기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왔다.
정유신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중국 증시는 단기 상승세가 심하고 주당순익배율(PER)도 미국 수준이라 단기 조정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경제 구조조정과 신규 성장기업 발굴 및 육성정책에 따라 주가 차별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중국 현지 증권사들은 중국증시 상승세가 크게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민생(民生)증권은 "증시 레버리지 비율이 안정적 수준만 유지한다면 증권 당국이 증시를 압박할 가능성은 적다"며 "중국 지도부 역시 자본시장 활성화와 내수 확대를 위해 증시의 완만한 상승장을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투자컨설팅 회사 푸젠톈신(福建天信)은 중국 증시의 사상최고치 경신은 예견된 일이라며, 그 근거로 ▲보험자금의 상하이 A주 유입 ▲선전과 홍콩 증시 교차거래 제도인 선강퉁(深港通) 개통에 따른 유동성 유입 ▲상하이 A주의 모건스탠리캐피널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을 제시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