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와 관계회복 최대 과제..실적회복도 지켜봐야
[뉴스핌=김지나 기자] 일동제약이 20일 주주총회에서 녹십자 측의 이사진 참여를 막아냈다. 2대 주주인 녹십자가 추천한 후보 2인 모두 이사진 입성에 실패했다.
일동제약은 이날 “주총 결과, 이사는 이정치, 서창록씨가, 감사는 이상윤씨를 선임하는데 성공했다"며 "모두 일동제약이 추천한 인사들”이라고 밝혔다. 녹십자가 제안한 사외이사 1명(허재회 전 녹십자 사장), 감사 1명(김찬섭 녹십자셀 사외이사) 선임안은 모두 부결됐다.
이날 주총 결과로 일동제약은 당장 한숨 돌렸다는 표정이다. 창업주 3세인 윤웅섭 일동제약 사장은 주총이 끝난 직후 기자들에게 “이번 주총 결과는 주주들이 현 경영진을 지지한다는 것”이라며 “주주와 임직원 모두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윤 사장이 안정으로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그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대 주주인 녹십자로부터 또다시 적대적 인수합병(M&A) 불씨가 언제든지 다시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동제약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려 했다가 녹십자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향후 실적부진 등 경영책임을 물어 주주들이 등을 돌릴 소지도 있다.
윤 사장은 이런 가능성을 의식하듯 “일동제약은 추진하고 있는 중장기 전략을 흔들림 없이 진행하겠다”며 “기업 가치를 올리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동제약이 실적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어떤 카드를 들고 나올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영업익 144억원을 기록해 전년도(238억)에 비해 거의 반토막이 났다. 매출액은 2012년 3627억원, 2013년 3952억원, 2014년 4175억원으로 사실상 성장정체 상태다. 또 이렇다할만한 대형 신약도 내놓지 못했다.
또한 첨예하게 대립했던 녹십자와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갈지도 주목된다. 윤 사장은 “녹십자와 상생, 그리고 서로 신뢰하기 위해 많은 소통과 대화를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일동제약은 녹십자의 주주제안에 대해 ‘적대적 M&A'라며 강하게 반발한 것을 감안하면 양 측은 이미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태로 당장 회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녹십자 관계자는 “기업가치 개선 여부를 2대주주로서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나 기자 (fre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