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계 도입시 일부 대형 보험사 외엔 자본잠식 가능성"
[뉴스핌=전선형 기자] “IFRS4 2의 단계적 도입에서 한국의 특성을 고려해달라고 국제회기준위원회(IASB)에 요청했다. 1997년과 2008년 두 번의 금융위기를 겪으며 변화한 한국 보험산업 실정을 얘기했고 긍정적으로 얘길 들어줬다.”
장남식(사진) 손해보험협회장은 지난 2일 기자들과 만나 IFRS4 2단계 도입이 오는 2018년에서 2020년으로 연기된 것에 대해 언급하며 위원회에 한국형 ‘IRFS4 2단계’ 도입을 제언했다고 밝혔다.
장 회장은 “한스 후거보스트 IASB 위원장에게 한국이 IFRS4 2단계 도입 시 겪을 충격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며 “확정형 고금리 상품을 팔았던 이유와, 시가평가에 대한 위험도 등을 전했다”고 말했다.
실제 전문가들은 IFRS4 2단계 도입 시 일부 대형 보험사를 제외하곤 대부분 자본 잠식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IFRS4 2단계는 보험부채(책임준비금) 평가를 현행 원가 기준에서 시가로 바꾸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과거 고금리 시대 10%대 할인율을 적용하던 것을 현재의 낮은 할인율(1~4%)로 재평가하면서 보험부채 규모가 급증하게 된다.
장 회장은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이자가 20~30%까지 뛰었다. 상대적으로 보험은 금리가 낮았고 사람들은 보험에서 돈을 빼 회사채나 펀드에 투자했다. 보험판 뱅크런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이때 보험사가 만든 게 바로 7~8%대 확정형 고금리 상품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한스 위원장에게 IFRS4 2단계에 한국 상황에 맞게 프레시스타트(Fresh Start, 시가평가방식)를 적용하는 것도 제언을 했다"며 "프레시스타트란 IFRS4 2단계 도입 시기(2020년)에 맞춰 일괄 할인율을 적용해 시가평가를 하는 방식으로, 기존 방식인 개별 할인율을 적용해 부채를 시가평가를 하는 것보다 보험사에 충격이 덜하다. 이에 대해 위원장도 검토해 보겠다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장 회장은 “기한이 연장된 만큼 한국이 준비를 잘 해야 한다”면서 “금융사를 운영하는 경영진 또한 변하된 회계 방식을 잘 이해해 전략을 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018년 시행예정이던 IFRS4 2단계는 2020년으로 연기됐다. IFRS4 2단계가 시행되면 보험사의 부채 평가기준이 원가에서 시가로 바뀐다. 저축성보험을 비롯해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보험금이 매출로 잡히지 않는다.
이에 따라 국내 보험사들의 부채가 급증하는 등 재무구조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그동안 보험업계는 적용 시기를 늦춰줄 것을 위원회 측에 요청해왔다.
[뉴스핌 Newspim]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