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백현지 기자]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모처럼 주식시장에도 훈훈한 봄바람이 불고 있지만, 증권가 고용 시장에는 여전히 찬바람이 불다 못해 얼어붙고 있다.
거래대금 증가,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채권평가이익 확대 등 증권사 실적이 대거 개선되고 있지만, 신규 채용에는 최대한 보수적인 입장이다. 최근 2년간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한 곳이 많기 때문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올해에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소규모의 정기 공채 인원을 선발하거나 수시 채용 방식으로 인력을 충원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스핌> |
하나대투의 경우 지난 1월 금융지주사를 통해 2015년 공채 신입사원 12명을 뽑았지만 올해 추가 공채에 대한 계획은 아직 없다는 방침이다. 동부증권은 이번 달 1일부터 공채 직원 선발을 위한 원서 접수를 받고 있으며 15명 내외의 인원을 선발할 예정이다.
삼성증권은 올해 상반기에는 공채 직원을 뽑지 않기로 확정했으며 신한금융투자와 하이투자, 현대증권, 미래에셋, 한국투자 등 하반기 공채 계획을 가지고 있는 증권사들도 예상 채용 규모에 대해서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또, 메리츠종금과 KTB투자, 한화투자, KB증권, 이베스트 등은 공채 직원을 선발하지 않고 필요한 인력을 수시로 채용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증시가 다시 활기를 찾고 있지만, 당분간 증권사들이 공채 규모를 늘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에도 구조조정을 통해 인원 감축에 나선 바 있는 증권사들이 업황에 따라 곧바로 대규모 신규 채용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소형증권사 역시 신규채용을 진행한다고 해도 바로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원을 수시채용하는 것을 선호한다.
한 증권사 인사담당자는 "신입 직원은 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없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는 일종의 투자인 셈"이라며 "대형증권사라고 해도 IMF이후처럼 한해에 100명씩 뽑는 대규모 공채는 앞으로도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최근에는 공채를 진행하지 않는 증권사들이 많아졌다"며 "예전에는 최종 합격이 결정되어도 타사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합격하면 다들 출근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 역시 "경력직원을 그때그때 충원하고 인턴에서 정식직원으로 전환하는 경우는 종종 있다"며 "예전보다 '고(高)스펙(spec)' 지원자가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7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