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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다큐 스페셜, 1000여명의 이야기 '거리의 피아노'…유희열 "빨간 차압 딱지, 가족 해체의 상징"

기사입력 : 2015년04월13일 18:10

최종수정 : 2015년04월13일 18:10

MBC 다큐 스페셜 <사진=MBC 홈페이지 다큐 스페셜>
MBC 다큐 스페셜, 1000여명의 이야기 '거리의 피아노'…유희열 "빨간 차압 딱지, 가족 해체의 상징"

[뉴스핌=대중문화부] 'MBC 다큐 스페셜'에서 '거리의 피아노'란 제목으로 다양한 이들의 피아노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한다.

13일 방송되는 MBC 다큐 스페셜에서는 총 제작 기간 1년, 전국 50여 개에 달하는 로케이션, 피아노 건반을 스쳐간 이들만 1000여 명을 만난다.

명동 한복판, 여의도 증권가, 바닷가와 시골 장터 등, 세상의 거리 곳곳을 찾아간 피아노는 로드무비의 주인공이 되어 다양한 해프닝과 만남을 엮어낸다. 건반을 두드리는 이들에게 피아노는 자신들의 삶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그리고 피아노 앞에 앉은 사람들은 자신만의 소박한 음악을 연주하며 마음속에 간직해둔 묵직한 삶의 진실을 꺼내 놓는다. 한 대의 피아노가 그려내는 천 개의 음악, 천 개의 삶, '거리의 피아노'는 피아노를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시대의 자화상을 그려낸다.

 ● 가수 유희열, ‘피아노에 붙은 차압딱지, 가족 해체의 상징’이었다

가수 유희열이 피아노에 얽힌 애틋한 가족사를 털어놓았다. 피아노하면 생각나는 사연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집안 형편이 기울었던 초등학교 5학년 시절을 떠올린다.

“집안 거실의 피아노에 붙어 있던 빨간 차압 딱지를 본 순간은 어린 나이에 평생 잊을 수 없는 상처가 되었어요, 피아노는 저에게 가족 해체의 상징과 같았죠”

그 이후 음악을 향한 꿈을 키우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 서울대 작곡과 입학 시험을 준비하면서 그는 당장 칠 피아노가 없어 종이에 그린 피아노 건반으로 몇 개월 동안 연습을 해야 했다. 하지만 그에겐 스스로에게 다짐한 목표가 있었다.

“대학시험에서 떨어지면 밤무대나 업소에 가서 피아노로 밥을 벌어먹겠다는 결심을 했어요. 어머니가 어려운 형편에 피아노도 사주시고 가르쳐주셨는데 당연히 제가 음악을 해서 가족을 행복하게 해줘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던 거죠. 지금도 여전히 그런 마음을 갖고 있어요.”

● 1조원 자산가의 꿈과 바꾼 음악의 길

출근시간대의 여의도 증권가 거리에 놓인 피아노. 검은 정장 차림의 샐러리맨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이 돼서야 여유를 찾았는지 하나 둘, 피아노 앞에 앉는다. 올해 34살의 김정진씨, 그는 입사 2년 만에 전국 보험왕 1위 타이틀을 거머쥔 한 보험사의 여의도 지점장이다.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부지점장들의 회의를 주재하고 백 명에 가까운 직원들의 혼을 빼놓는 능숙한 솜씨로 영업 정신을 불어넣는 강의를 펼친다. 그러나 그는 한때 음악이 아니면 죽는 줄 알았다. 그런데 음악을 버렸는데도 죽지 않고 성공했다.

“거짓말 안하고 정말 하루 30분씩 자면서 살았어요. 정말 성공하려고, 수명이 깎이는 느낌이랄까? 미친 듯이 살았죠. 입사한지 두 달째 월급 통장에 현금 4000만원이 찍히더라고요. 그때 돈은 이렇게 버는 거구나 눈을 뜬 거죠. 그리고 음악을 아예 포기했요. 지금은 연봉 2억5000만원 정도 벌어요.”

그는 지난 2년 사이 결혼도 하고 30평짜리 집과 BMW 자동차도 마련했다. 매달 통장에 찍히는 수천만 원대의 월급은 그를 자랑스러운 아들로, 든든한 남편으로 만들어준다. “어떤 방식이 될지 모르지만 앞으로 1조원 정도 벌어보려고 합니다. 가끔 음 기타매고 거리를 지나가는 친구들 보면 마음이 안타까워요, 나도 한때 저런 적이 있었는데 하는 생각도 들고..."

그의 꿈은 이제 숫자로 환산된다. 배고픈 음악의 길 대신 1조원 자산가의꿈이 그의 삶의 목표가 된 것이다.

● 피아노, 이루지 못한 꿈, 상처

명동에서 만난 문샘씨(23)는 한쪽 손목에 흰 붕대를 감은 채 슈만의 피아노 연주곡 ‘트로이메라이’를 친다. 한 커피전문점에서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는 그녀는 하루 수 백잔이 넘는 커피를 내리다 손목에 염증이 생겨 치료를 받는 중이었다. 문샘씨는 어려서부터 피아노를 배웠고 대학에서는 호른을 전공했다. 하지만 평생 음악을 하리라는 분명했던 삶의 진로는 뜻하지 않게 뒤틀린다.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시고 어쩔 수 없이 음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어요.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 악기가 든 가방을 메고 당연히 연습실로 향했는데 지금은 일하러 커피숍으로 출근을 하잖아요, 가끔 내가 뭘 하고 있는지, 음악의 꿈은 더 멀어지고 평생 이 일을 계속하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대한민국 최대의 무허가 판자촌 구룡 마을에서 피아노는 환영받지 못한 불청객이다. 그 누구도 거들떠 보지 않는 피아노. 마을의 작은 구멍가게에서 만난 하충열 씨는 “여기는 피아노가 어울리는 곳이 아니야. 나는 무슨 퍼포먼스를 하나 생각했지”라고 대뜸 말했다.

하지만 그는 놀랍게도 15년이 넘은 낡은 피아노를 자신의 집에 보관하고 있었다. 손바닥만 한 쪽방에 산처럼 쌓인 잡동사니를 치우니 마침내 오래된 피아노의 형태가 드러난다. 피아노는 잘 나가던 그의 옛시절을 상징하는 마지막 담보물 같은 것이었으리라. 그에게 남은 것은 이 조그만 한 평 쪽방과 낡은 피아노 한 대뿐이다. 자식들과도 인연이 끊긴 지 오래.

“내가 한 때 하루 백만원씩 써도 축이 나지 않았었는데 지금은 아니지...”
“ 이 피아노를 지금까지 갖고 계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 허...미련이지, 미련...”

● 사적인 추억의 통로, 탑골의 피아노

갈 곳 없는 노인들이 매일 아침 모여드는 탑골공원. 노인들에게 피아노는 너무나 이질적인 존재다. 어렵고 힘든 시절을 거쳐 온 그들에겐 피아노를 접하거나 배울 여유가 없었다. 맥심 커피믹스로 만든 익살맞은 모자를 쓴 채 강경묵 할아버지(87)가 떠듬떠듬 동요를 연주한다. 갑자기 연주를 멈추더니 눈물을 흘린다. 어린 시절 아들이 부르던 노래였다. 그 아들이 올해 5월에 아버지보다 먼저 세상을 떴다. “꽃이 피는 요즘 같은 때는 아들 생각이 더 나요. 올해 지나면 육십인데 쉰아홉에 죽었어, 너무 일찍 가서 마음이 아파요... 아들이 온다고 마중 나가던 청량리역에서 지하철을 탈 때마다 눈물이 나와요.”

노년이 되니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이 가볍게 느껴진다는 김인수씨(75)는 “70이 넘으면 시간, 돈, 권력이 무의미해져요. ‘모든 게 끝난다, 이젠 죽는구나’라는 생각이 불현듯 드는 거예요. 근심은 없지만 희망이 없다는 게 문제예요.근심이 있더래도 희망이 있었으면. 한평생 앞을 보고 달려왔던 그들은 생의 끝자락에서 모든 욕망을 내려놓는다. 내려놓지 못하는 것은 사람에 대한 그리움 뿐.”이라고 씁쓸해 했다.

'MBC 다큐스페셜-거리의 피아노'는 13일 밤 11시15분 MBC에서 방송된다.

[뉴스핌 Newspim] 대중문화부 (NEWMEDI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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