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KT&G가 담뱃세 인상으로 인해 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앉아서 벌었다. 지난해 생산한 재고가 올해 판매되면서 세금인상 차익이 고스란히 수익이 된 것이다.
KT&G는 23일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1분기 실적 기업설명회를 갖고 1분기 영업이익이 3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7698억원, 순이익은 2944억원으로 나타났다.
담배세 인상에도 불구하고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두 자리수 이상 성장한 ‘어닝서프라이즈’가 된 것. 다만 이는 일회성 요인이 크다는 평가다.
1분기 KT&G의 담배 판매수량은 총 71억본으로 지난해 1분기의 122억본 대비 51억본이 감소했다. 더불어 시장점유율도 56.6%로 전년대비 6.0% 줄어들었다.
담배 판매량이 줄었음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상승한 것은 지난해 생산한 담배 재고에 따른 효과가 컸다.
KT&G 관계자는 “모든 담배회사는 유통과정에 결품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며 “정부의 지침을 충실히 따른 결과 통상 재고보다 훨씬 낮은 상태에서 연말을 맞이했음에도 불구하고 재고수익이 약 2000억원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 재고는 동시에 매출 상승 효과도 가져왔다는 것이 KT&G의 설명이다.
통상 KT&G의 매출은 담배 판매가격에서 세금을 뺀 것으로 책정한다. 지난해의 경우 기존 판매가격 2500원에서 세금 1550원을 뺀 금액을 매출로 잡는데, 지난해 생산돼 올해 판매된 재고의 경우 공장 출하 후 1550원의 세금을 뺀 2950원이 매출로 잡힌 것이다.
이는 올해 생산된 담배의 매출이 세금 3318원을 뺀 1182원인 것에 비하면 약 두배 이상의 매출 효과다.
KT&G 관계자는 “담배세 인상으로 인한 총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일회성 수익에 대해 투명한 기업활동을 위해 상당부분을 사회공헌에 쓰겠다고 밝혔다”며 “현재 매출의 2%를 사회공헌 사업에 지출하는데 당분간 3%로 높이고 구체적인 활동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고 강조했다.
KT&G의 담배세 인상에 따른 실적의 영향은 일회성 요인이 사라진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측은 “매량이 1월 급감했다 최근 회복세인건 사실”이라며 “예전 가격 인상 이후에도 2분기까지 점진적 회복세를 보인 것을 감안하면 2분기 이후 총수요 회복세에 대해 밝힐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KT&G는 이에 따라 담배세 인상 전의 점유율을 목표로 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KT&G의 시장점유율은 1분기 평균 6% 하락을 보였지만 3월만 본다면 4% 하락에 불과하다.
KT&G 측은 “평소보다 점유율이 많이 하락한 것은 경쟁사의 가격인하를 지연하는 등의 변칙적 가격전략에 따른 것”이라며 “1월달에는 40% 밑까지 떨어졌다가 3월 말 기준 50%까지 회복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