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장기적인 기업 성장 가로막아…GE 신용등급 하향"
[뉴스핌=배효진 기자] 최근 미국 기업들의 지나친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가 채권자와 주주의 갈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기업의 성장도 가로막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무디스 로고 <출처=무디스> |
크리스티파 파제트 무디스 레버리지 금융 담당 대표는 23일(현지시각) CNBC에 "지나친 주주이익 환원 움직임은 채권자와 주주의 이해관계에 갈등만 키울 뿐"이라고 꼬집었다.
주주이익 환원 정책에 따른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자사주 매입과 배당은 방식의 차이만 있을 뿐 결론적으로 주주들에게 현금을 돌려준다는 점에서 효과는 같다. 또 단기적으로는 주가 상승의 재료로 쓰여 추가적인 수익을 안겨준다.
그러나 채권자들은 얘기가 다르다. 지나친 주주이익 환원 정책이 기업의 성장을 해치면 장기적으로 별다른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
최근 미국 기업들은 잇따라 대규모 주주이익 환원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팩트셋 집계 결과,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상장 기업들의 올해 1분기 자사주 매입 규모는 2190억달러다. 2007년 4분기 이후 최대 규모다.
또 지난해 기업들의 배당금은 376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달 초 10일 제너럴일렉트릭(GE)은 5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GE 주가는 10% 폭등하는 등 투자자들은 곧바로 GE의 주주이익 환원에 화답했다.
반면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주주들에게는 좋은 소식이지만 금융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채권자들에겐 나쁜 소식"이라며 오히려 GE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파제트 대표는 현재 기업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비율이 매우 낮기 때문에 자사주 매입과 배당확대에 나서는 것엔 동의하지만 진짜 문제는 다른 데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증시가 고평가돼 있고 주가도 저렴하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회사들은 성장에 투자하기보다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를 더욱 띄우려고만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주주이익 환원 정책이 반드시 채권자에 불이익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얼린 깁스 S&P 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는 "기업들이 채권자들의 투자도 보호하고 주가 상승으로 주주들을 만족시킬 수 있다면 현재의 흐름이 부정적이라고 판단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