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열 힘 실어준 하나금융 vs. 박삼구 구해줄 백기사는?
[뉴스핌=김연순 윤지혜 기자] 금호산업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 호반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최종 인수전 승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과 호반건설 2파전으로 좁혀졌다.
하나금융을 백기사로 등에 업은 호반건설이 1조원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어느 정도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삼구 회장이 호반건설을 따돌리고 금호산업을 품에 안기 위해선 자금력이 관건이다. 즉 박삼구 회장과 김상열 회장의 백기사가 금호산업 인수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호반건설 본입찰 단독 참여…박삼구-김상열 2파전
김상열(왼쪽) 호반건설 회장과 박삼구(오른쪽)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28일 IB(투자은행)업계 및 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마감된 금호산업 인수 본입찰에 호반건설 만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적격인수후보 명단(숏리스트)에 올랐던 MBK파트너스, IMM PE, 자베즈파트너스, IBK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펀드 등 사모투자펀드(PEF) 4곳은 인수를 포기했다.
금호산업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금호산업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서 호반건설이 단독 입찰했다"면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 및 매각 일정은 추후 공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최종 인수전 승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과 호반건설 김상열 회장 간 2파전으로 좁혀졌다.
채권단은 이날 본입찰에 참여한 호반건설을 대상으로 입찰가격 등을 검토한 후 이르면 내일(29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가격을 통보받은 날로부터 한달 이내, 6월 초~중순 정도까지 우선매수권 행사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번에 매각하는 지분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금호산업 워크아웃 과정에서 출자전환 등을 통해 보유하게 된 57.5%(약 1955만주)다. 금호산업을 인수하면 '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금호터미널-금호고속' 등 핵심계열사들의 경영권을 한번에 손에 넣을 수 있다.
◆ '백기사'가 박삼구-김상열 성패 가른다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
채권단협의회를 통해 결정되겠지만 호반건설이 제시한 가격이 채권단의 가격 하한선을 밑돌지 않는다면 호반건설은 이르면 내일(29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다.
이 경우 채권단은 우선협상대상자와 MOU(양해각서)를 체결해 해당내용을 우선매수권자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박 회장은 입찰 최고가격에 경영권 지분(지분율 50%+1주)을 되살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다. 호반건설의 입찰가격을 확인할 수 있는 만큼 그 이상의 자금동원만 가능하면 박 회장은 금호산업을 품에 안을 수 있다. 건설업계에선 호반건설이 대략 7000억~8000억원선의 인수 금액을 제출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관건은 박삼구 회장의 자금력이다. 하나금융이 호반건설에 4000억원 규모의 투자확약서를 발급하고 200억원 규모의 한도대출을 하면서 백기사 역할을 한 만큼 박 회장 입장에서도 FI(재무적투자자)든 SI(전략적투자자)든 백기사가 절실하다.
박 회장 자체적으로 동원 가능한 자금이 2000억대로 추정되는 만큼 백기사 없이 금호산업 인수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수면 위로 올라오진 않았지만 박 회장 측은 사모펀드(PEF) 등 FI와 SI 등을 활용한 인수 전략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은 중견기업 오너들은 물론 대형 공제회와 접촉해 협조를 구하고 있다는 얘기도 속속 나오고 있다.
아울러 박 회장과 사돈관계인 대상그룹,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했다가 돌연 입장을 철회한 신세계도 이번 M&A의 변수로 거론된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재무적투자자가 (박삼구 회장) 개인을 밑고 투자할 가능성에 대해선 의구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박 회장이 가지고 있는 자금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른 여러가지 대안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가격제시를 받고 한달 내에 (우선매수권) 행사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인수) 자금은 차질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윤지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