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신흥국 개혁 효과 및 정치 안정으로 내성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경제가 재채기를 하면 글로벌 경제가 감기에 걸린다는 격언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의 실물경기 사이클이 전세계 경제에 파장과 전염을 일으키는 패턴이 성립하지 않고 있다는 판단이다.
아시아부터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까지 신흥국이 경제 개혁을 추진한 한편 정치적 안정을 이룬 데 따라 외풍에 따른 충격에 저항력이 생겼고, 선진국 경제에 따른 변동성 역시 떨어졌다는 얘기다.
중국 칭다오항에 수입된 철광석[출처=신화/뉴시스] |
또 이는 전세계 경제에 커다란 호재라고 IMF는 강조했다. 신흥국의 장기 성장성이 크게 강화됐고, 정치 리스크가 떨어졌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면이기 때문이다.
IMF는 전세계 경제의 장기 성장 및 침체 사이클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는 경기 확장의 기간과 하강 기간 및 깊이에 중점을 두고 이뤄졌다.
실제로 미국 경제가 지난 1분기 0.2% 성장하는 데 그쳤지만 신흥국 경제의 흔들림이 미미하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지난 1970년대와 1980년대의 경우 신흥국 경제가 하강 사이클을 보낸 뒤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 10년 이상의 기간이 걸렸다.
반면 2000년대 초 회복 기간은 2년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그리고 나머지 80%의 기간을 경기 확장 사이클이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21세기 들어 첫 10년, 신흥국 경제의 확장 기간이 하강 기간보다 길었다. 경기 확장과 위축 기간이 엇갈린 것은 이 때가 처음이었다.
물론 신흥국 경제의 리스크 요인이 없지 않다고 IMF는 강조했다. 무역이 위축되거나 글로벌 유동성 유입이 축소될 경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선진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때 파장을 피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중하위 경제국을 중심으로 리스크의 강도가 대폭 축소됐다고 IMF는 강조했다. 변동환율제와 인플레이션 목표제 실시, 여기에 부채 축소 등 중장기에 걸친 개혁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신흥국의 GDP 대비 외환보유액은 1990년대에서 2010년 사이 두 배 이상 상승한 한편 대외 부채는 같은 기간 GDP의 60%에서 35%로 떨어졌다.
이는 신흥국의 재정 건전성이 크게 향상된 점을 보여주는 단면이며, 외부 충격에 대한 내성이 높아진 배경에 해당한다고 IMF는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