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선을 넘은 가운데 뉴욕증시가 하락했다. 경제 지표가 엇갈린 데다 채권 금리가 오르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여기에 그리스와 채권국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지속하며 구제금융 집행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주가 하락에 힘을 실었다.
5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42.20포인트(0.79%) 하락한 1만7928.20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25.03포인트(1.18%) 내린 2089.46에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77.60포인트(1.55%) 떨어진 4939.33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 IT 종목의 약세가 두드러졌고, 헬스케어도 가파르게 떨어졌다. 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 지수가 1.5%가량 하락하면서 최근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이날 국제 유가가 배럴당 61달러선까지 뛰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을 모았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WTI) 6월 인도분은 장중 배럴당 61.10달러까지 오른 뒤 60달러 선으로 상승폭을 축소했다.
메이저 석유업체들이 대형 프로젝트를 대폭 축소한 데다 굴착 장비 가동이 2010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공급 과잉이 진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번졌다.
경제 지표는 엇갈렸다. 3월 무역수지 적자가 514억달러로 2008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고, 시장의 예상치를 넘어섰다.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4월 서비스업 지수는 57.8을 기록해 시장 예상치인 56.3과 3월 수치인 56.5를 웃돌았다. 서비스업 지수가 호조를 이루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4월 고용 지표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번졌다.
킹스뷰 애셋 매니지먼트의 폴 놀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증시는 여전히 방향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최근 나타난 하락은 본격적인 조정이라기보다 쉬어가는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록웰 글로벌 캐피탈의 피터 카딜로 이코노미스트 역시 “주가가 박스권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4월 고용지표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주가 하락이 그리스의 부채위기에 대한 우려와 유럽 증시의 하락에서 발생한 파장이라고 판단했다.
또 장중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20% 선까지 뛴 데 따라 투자심리가 후퇴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하지만 대다수의 시장 전문가들은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이전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종목별로는 세일즈포스가 장중 5% 이상 치솟은 뒤 1.6% 오름세로 거래를 마쳤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1.3% 하락했고, 애플 역시 2.25% 떨어지며 블루칩의 주가 약세를 주도했다. 구글도 1.8% 하락하는 등 간판급 IT 종목이 일제히 내림세를 나타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