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정부의 담배세 인상으로 인해 지각변동이 일어났던 담배제조사들의 시장점유율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18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국내 담배 1위 사업자인 KT&G는 빠르게 점유율을 회복하는 중이다. A편의점의 담배 매출을 조사한 결과 담배세 인상 직후인 지난 1월 기준 44.8%까지 낮아졌던 KT&G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달 49.4%로, 전년 동기의 50.8%와 격차를 1%P대까지 좁혔다.
지난 1월 담배세 인상과 함께 외국계담배 업체들의 가격인상 지연, 가격인하 등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예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평가다.
KT&G의 지난해 평균 점유율은 50.2%. 하지만 담배세 인상 이후 급격하게 점유율 하락을 겪은 바 있다. 담배 가격 인상의 여파 속에 외국계담배의 ‘꼼수’가 영향을 미쳤다. 브리티쉬 아메리칸토바코(BAT)와 재팬토바코인터내셔날(JTI)은 가격 인상 반영을 열흘 넘게 늦추면서 점유율을 대폭 확대했다.
심지어 BAT는 ‘보그’의 가격을 2월 중순까지 3500원으로 인하하는가 하면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 BAT, JTI 3사가 나란히 4700원이던 주요 담배 제품의 가격을 4500원으로 인하하기도 했다.
이같은 변칙적인 가격정책은 담배세 인상을 기회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외국계 담배업계의 의지로 풀이됐다.
결과적으로 KT&G가 점유율을 회복하면서 외국계 담배사의 전략도 상당부분 후퇴했다는 평가다.
가장 타격을 입은 것은 담배업계 2위인 PMI다. PMI의 지난 1월 담배시장 점유율은 25.0%로 전년 동기 대비 0.9%P 줄었지만 회복도 더딘 추세다. 지난달 기준 PMI의 점유율은 25.4%로 전년 동기 26.1%보다 약 0.5%P 모자르다.
이에 반해 가장 점유율 상승 효과를 누린 것은 가장 변칙적인 가격정책을 선보였단 BAT였다. BAT의 지난달 기준 담배시장점유율은 17.3%로 전년 동기 14.8%보다 2.5%P 신장했다. 지난 1월 기준 BAT 점유율이 20.3%였음을 감안하면 소폭 감소한 수치지만 시장이 안정화되는 와중에 적잖은 성장 효과를 봤다는 평가다.
JTI 역시 지난달 기준 10.0%의 점유율로 전년 동기보다 1.3%P 늘었다. 지난 3월 점유율 10.2%로 정점을 찍은 뒤 소폭 하락한 수치지만 역시 예년 대비 크게 성장했다. 지난해 평균 JTI의 시장점유율은 8.8%에 불과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담배 점유율 안정화가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1월 외국계 담배회사가 가격 인상 시기를 조율하면서 왜곡된 시장이 2분기 들어 정상화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BAT, JTI 두 업체가 연초 가격 지연 등으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렸지만 그 효과가 점차 축소되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