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모듈·OCI 발전…미래 염두 선제 투자 나서
[뉴스핌=정경환 기자] 업황 부진에도 주요 태양광 업체들이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태양광발전 수요가 조금씩 살아나면서 업황 개선에 대비한 선제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태양광업체 한화큐셀과 OCI가 최근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먼저 한화큐셀은 태양광 모듈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폴리실리콘-잉곳ㆍ웨이퍼-셀ㆍ모듈-발전시스템에 이르는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있는 한화큐셀은 지난달 31일 충청북도 음성군에 건설한 250MW 규모의 모듈 공장에 250MW 모듈 공장을 추가로 건설, 국내에서 500MW 규모의 모듈 공장을 가동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모듈에 들어갈 셀 확보를 위해 한화큐셀코리아는 충청북도 진천군에 1.5GW의 셀 공장을 새로 짓기로 확정했다.
이를 위해 한화큐셀코리아와 한화큐셀은 각각 3500억원, 1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화 측의 이 같은 투자 결정은 최근의 태양광 업황을 봤을 때 선뜻 수긍하기 어려울 수 있다. 폴리실리콘부터 모듈에 이르는 재료 분야 업황이 썩 좋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태양광 시장은 발전설비 분야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업황이 나아지고 있지만, 그 아래 재료 분야는 공급 과잉으로 인해 가격이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박재철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 발전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태양광 업체들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는 폴리실리콘, 모듈 등 태양광 발전 밸류 체인의 공급 과잉이 지속되면서 제품 가격이 반등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KB투자증권에 따르면, 2015년 5월 말 현재까지도 폴리실리콘과 모듈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현재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가격은 15.84달러/Kg으로 연초 대비 17.5% 하락했다. 동일한 기준으로 웨이퍼 가격은 7.8%, 셀 가격은 9.1%, 모듈 가격은 9.4% 하락했다.
비록, 가격이 약세이긴 하지만, 한화 측은 수익성 확보를 자신하고 있다. 수요가 충분한데다 규모의 경제를 이뤄 원가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중국과 미국 쪽에서 모듈 수요가 늘고 있어, 수요에 대응한 투자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격이 오르진 않고 있지만 수익 나는 업체가 있고, 안 나는 업체가 있다"며 "우리는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판단해 투자하는 것으로, 향후 업황 전망도 좋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 세계 태양광발전설비 시장 성장 전망치, OCI. |
한화와 달리 OCI는 발전설비 분야 투자를 보다 강화하고 있다.
OCI는 지난달 29일 OCI 머티리얼즈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OCI머티리얼즈는 삼불화질소 등 특수가스업체로, 올해 1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이 예상되는 등 매년 꾸준히 이익을 내는 '알짜' 회사다.
OCI 관계자는 " ‘알짜’ 자회사이지만 사업 연관성이 적은 부문은 매각하고, 그 자금으로 태양광 발전, ESS(에너지 저장장치) 등 신재생 에너지 분야와 카본 케미칼 등 기존 핵심사업분야에 집중 투자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OCI는 중국 저장성(浙江省) 자싱시(嘉兴市) 시저우구(秀洲区)에 2016년까지 총 20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키로 하고, 지난달 말 착공했다.
세계 3위의 폴리실리콘 업체이지만, OCI는 적어도 당분간은 폴리실리콘을 비롯한 재료 분야보다는 발전설비 쪽 전망을 훨씬 밝게 보고 있다.
OCI 측은 태양광발전설비 분야가 지난해 연간 43GW 규모에서 2018년 67GW까지 연평균성장률 10%의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OCI 관계자는 "태양광발전 설치 분야는 수요가 늘고 있지만, 재료 분야는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약보합세에 그치고 있다"며 "이에 기존 계획했던 폴리실리콘 설비 투자는 잠정 연기 상태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태양광발전설비 분야는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면서 "게다가 폴리실리콘 등 소재 가격 하락과 태양전지·모듈 등의 효율 향상으로 태양광발전소 건설 비용도 확실히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