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인터 미얀마 가스전 매각 관련 갈등 문책성 인사
서울 포스코센터 <사진제공=포스코> |
10일 포스코에 따르면 권오준 회장은 이날 인사발령을 통해 조 부사장에 회장 보좌역을 맡겼다. 포스코그룹의 구조조정 컨트롤타워를 책임지는 역할에서 사실상 대기발령 신분으로 좌천된 것.
이에 따라 조 부사장은 오는 15일부터 보좌역으로 근무한다. 가치경영실장은 전중선 전략위원(상무)가 직무대행한다.
조 부사장은 1986년 포스코에 입사해 혁신기획실장, 베트남 일관제철소 추진반장, 포스코건설 경영기획본부 경영전략실장 등을 거쳤다.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로 자리를 옮겨 경영기획총괄 임원 맡았다가 지난해 포스코 가치경영실장으로 복귀했다.
권 회장의 신임을 두텁게 받으면서 그룹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해 온 조 부사장의 이번 보직해임을 두고 관련업계는 대우인터내셔널 미얀마 가스전 매각을 둘러싸고 불거진 잡음을 진화하려는 문책성 인사라는 평가다.
전병일 대우인터내셔널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 반발을 불러오게 된 배경은 미얀마 가스전 매각을 추진하기 위해 작성한 가치경영실의 문건이 유출된 게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른바 'DWI 자원사업 구조개선 검토'로 알려진 대우인터내셔널 미얀마 가스전 분할매각 방안 문건이 지난달 26일 유출됐다. 문건은 가스전 사업부문 분할을 올해 10월 이사회에서 결의해 내년 1월 매각하는 내용이다.
문건 유출 직후 전병일 사장은 대우인터 사내게시판에 ‘미얀마가스전 매각설에 대한 적극적 대응 시작’이라는 글을 남겼다.
전 사장은 게시글에서 미얀마 가스전 매각은 그룹차원의 대의명분이 부족하고 재무적 실리도 없으며 절차상 실현가능성도 없다며 오히려 포스코의 과다한 홍보비용과 힘에 부치는 사회공헌, 연수원의 타 기업 연수유치 등을 통한 비용절감을 추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전 사장은 포스코 비상경영쇄신위원회의 위원 중 한명임에도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나선 것. 포스코그룹 수뇌부는 이를 구조조정에 대한 '항명'으로 받아들였고 결국 전 사장을 해임키로 결정, 법률적인 절차를 밟는 중이다.
하지만 전 사장에 대한 해임 결정으로 포스코와 대우인터내셔널 간의 갈등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구조조정이 시급한 포스코로서는 빠른 진화에 나설 필요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권 회장은 지난 9일 철의날 행사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미얀마 가스전 매각은 당장 추진하는 게 아니다, 잘못 알려진 부분이 있다"며 한발 물러서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업계 관계자는 "권오준 회장은 전병일 사장 해임과 함께 조청명 부사장을 좌천시킴으로써 갈등을 빠르게 봉합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한편, 조 부사장이 향후 부실 계열사 정리에 투입된다는 관측이 안팎으로 나오고 있으나 다른 보직을 맡게 될지는 현재 결정되지 않았다는 게 포스코의 공식 입장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조 부사장의 다른 계열사 발령 여부 등은 현재 결정된 바 없다"며 "가치경영실장 자리도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된다는 것 외에 결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