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발작 우려에 '점진적' 강조.. 금리 전망 낮출 가능성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이번 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 관계자들은 당장의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분명한 신호를 주기보다는 장기적인 금리 전망에 대해 '최대한 모호한 신호'를 보내기 위해 머리를 맞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리인상 속도에 대해서는 탄력적인 접근 가능성을 제시하는 동시에, 최근 경기 둔화를 감안해 장기 금리 전망을 낮춰 제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눈길을 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 <출처=AP/뉴시스> |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일단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 그 뒤로부터 인상 속도는 더디고 점진적일 것이란 메시지를 수 차례 강조해 왔다.
지난 3월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주최 토론회에서 옐런 의장은 "점진적"이란 단어를 무려 14차례나 사용했으며, 지난달 말 연내 금리 인상 개시를 못박으면서도 "금리 정상화 속도는 점진적일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연준이 점진적 금리 인상을 강조하는 데는 지난 2013년 양적완화 종료 시사로 신흥국 통화가치와 주가가 동반 하락했었던 '긴축발작(taper tantrum)' 재발을 막아야 한다는 불안감이 깔려 있다.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아직까지 불안한 상황에서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기업 투자나 가계 소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염려도 연준의 금리 인상을 더욱 신중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출처 = CME,연준/WSJ재인용> |
연준은 지난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약속한대로 금리 인상 속도를 '신중하게(measured)' 가져갔고, 이 기간 동안 17차례의 통화정책 회의에서 매번 25bp씩 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렸다.
하지만 일부 연준 관계자들은 당시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분명한 과열 신호가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딘' 인상 속도를 고집한 것은 옳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경험으로 볼 때 이번에도 점진적 인상을 강조하면서도 필요시 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여지는 남겨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이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번 달 초 미니애폴리스에서 가진 연설에서 지난 2004년부터 2006년까지 금리인상 사이클을 가리키며 "뒤돌아보면 연준은 당시 단기 금리 인상을 좀 더 과감하게 가져갔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WSJ는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장기 금리 전망과 관련해 새로운 신호를 보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3월 연준 위원들은 2017년 말까지 금리가 3.125%로 오르고 장기적으로는 3.75%까지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일부 위원들이 장기적인 미 경기 회복세에 회의적 입장인 만큼 장기 금리 전망치가 낮아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