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늘며 손해율 높아 보험료 비싸.. 제도 보완 필요
[뉴스핌=전선형 기자]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으로 국내 간병보험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정치권의 ‘간병비 지원’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전문 간병인 채용을 고려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손해보험사 10개사(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LIG손해보험·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농협손해보험·롯데손해보험·흥국화재·MG손해보험)의 지난해 간병보험 원수보험료는 7569억1500만원이다.
이는 직전년도(3420억3200만원)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또한 올해 2월 말 기준 원수보험료는 730억7300만원으로 전달보다(701억3200만원) 4.1% 늘어나며 증가세를 보였다.
간병보험이란 피보험자가 상해, 질병 등의 사고로 일상생활 장해상태 또는 치매상태로 진단이 확정될 경우 간병 비용을 연금이나 일시금의 형태로 받을 수 있는 보험을 말한다. 최근 국내의 빠른 고령화 진입과 맞물리면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간병보험 시장은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수요가 조금씩 늘어가고 있다”며 “특히 노인들의 치매 요양에 대비하기 위해 많이 가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치매로 병원 진료를 받은 인원은 2009년 약 21만7000명에서 2013년 약 40만5000명으로 5년간 약 18만9000명(87.2%)이 증가했다. 총진료비는 2009년 약 5567억원에서 2013년 약 1조2740억원으로 5년간 약 7173억원(128.8%)이 늘었다.
이어 그는 “국내의 경우 가족에 의지한 병간호가 일반적이라, 간병보험이 활성화되는 편은 아니다”며 “하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험사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시장이고, 국민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보험”이라고 전했다.
간병보험은 현재 손보사를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특히 현대해상과 메리츠화재 등이 높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
2012년 출시된 현대해상의 ‘든든한100세간병보험’은 그동안 지급 기준이 까다로워 국내 정착이 어려웠던 간병보험의 약점을 보완하고자 요양등급을 기준으로 삼은 상품이다. 보험금 지급절차가 간소해진 만큼 상품내용도 쉬워졌으며 비갱신형으로 구성돼 경제력이 떨어지는 노년기에도 보험료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이 상품은 손보사 내 가장 많은 판매를 올리고 있는 ‘히트’ 상품으로 올해 1분기까지 총 판매 45만1957건, 원수보험료 42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메리츠화재가 치매예방관리사 및 치매전문요양보호사 방문 서비스 등 치매보장을 특화해 2013년 선보인 '무배당 더즐거운 시니어보장보험'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원수보험료는 2013년 60억5400만원, 지난해 60억6000만원을 기록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간병보험의 경우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뿐더러, 치매에 의한 보험금 지급이 늘어나는 등의 이유로 손해율이 증가하고 있다. 보험료가 비싼 이유도 이 때문”이라며 “간병보험의 수요가 점차 확대되는 만큼, 정확한 요율산정과 제도적 보완이 절실하다”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