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국 주가의 급반등에 강한 상승세로 출발한 뉴욕증시가 장 후반 상승폭을 크게 낮추며 거래를 마쳤다.
중국의 금융시스템 혼란이 온전하게 가시지 않은 데다 그리스 위기 역시 해법이 도출되지 않은 만큼 투자자들 사이에 긴장감이 여전했다.
9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32.94포인트(0.19%) 소폭 오른 1만7548.36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4.61포인트(0.23%) 상승한 2051.29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12.64포인트(0.26%) 오른 4922.40에 거래를 마쳤다.
초반 강한 상승 탄력을 보인 증시는 그리스와 중국 상황에 대한 경계감이 다시 번지면서 장 후반 일보 후퇴했다.
그리스 정부가 채권국에 제출할 개혁안 마련에 잰걸음을 하는 가운데 국제 사회의 압박이 독일에 집중되고 있다.
부채위기의 근본적인 해결책인 이른바 헤어컷(채무 원리금 축소)을 단행해야 한다는 얘기다. 독일이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되풀이하는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과 미국, 일부 채권국이 현실적인 해결책을 동원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전날 중국 주가가 급상승하며 이날 투자심리를 일정 부분 진정시켰지만 금융시장의 혼란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주가 폭락으로 인해 주식담보대출의 부실 문제가 새롭게 부상, 신용시장으로 파장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보스톤 프라이빗 웰스의 로버트 파블리크 전략가는 “투자자들의 시선이 중국과 그리스를 오가며 적극적인 매수에 제동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사르한 캐피탈의 애덤 사르한 대표는 “주식시장의 기초체력과 투자심리가 강화되는 것이 아니라 점차 약화되고 있다”며 “거래 출발 이후 주가가 아래로 흘러 내린 것은 상승 에너지가 뒷받침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분더리히 증권의 아트 호간 전략가는 “묵은 악재들이 주가 상승 발목을 잡고 있다”며 “이날 뉴욕증시는 글로벌 주요 증시에 비해 모멘텀이 부족했다”고 판단했다.
한편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5%에서 3.3%로 하향 조정했다. 달러화 강세로 미국 경제 성장이 기대보다 부진할 수 있고, 중국에서 발생한 충격 역시 글로벌 경제에 악재라는 진단이다.
고용 지표는 부진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전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한 주 사이 1만5000건 늘어난 29만7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이 밖에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시기를 놓고 정책자들 사이에 엇갈린 의견이 제시됐다. 캔자스시티 연준은행의 에스더 조지 총재는 당장 완만한 속도의 금리인상을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시카고 연준은행의 찰스 에반스 총재는 내년 중반까지 긴축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해 뚜렷한 비둘기파 색채를 드러냈다.
기업 실적 발표가 본격화된 가운데 펩시코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액과 이익을 내놓았지만 1% 내림세를 나타냈다. 월그린은 시장 기대치보다 높은 실적을 발표한 데 따라 4% 이상 랠리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