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 가격 주당 3만1000원에 경영권 프리미엄 얼마나?
[뉴스핌=정경환 윤지혜 기자] 금호산업 매각이 채권단 실사를 끝내고 본선 라운드에 접어들었다. 다만, 경영권 프리미엄을 놓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채권단 간은 물론, 채권단 내부에서도 이견이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 및 재계에 따르면, 금호산업 매각가 산정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얼마나 붙일지를 놓고 매각 주체 간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일단 실사 결과치 주당 3만1000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이미 포함된 것이라 주장하는 박삼구 회장 측과 그렇지 않다는 채권단 측이 맞서고 있다. 이에 더해 채권단 내부에서는 미래에셋과 그 외 기관 간 이견이 나온다.
앞서 금호산업 실사를 진행한 삼일회계법인과 딜로이트안진은 지난 15일 채권단에게 금호산업 기업가치를 주당 3만1000원으로 전달했다.
이를 기준으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같은 날 금호산업 매각가격 결정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매각가격을 최종 결정하기 위해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이날 재논의할 예정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프리미엄을 얼마나 할지 정하는 데 있어서 근거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최근 5년 간 이번 매각 건과 유사한 사례들의 평균 경영권 프리미엄을 외부기관에 의뢰했고, 오늘 그 결과치를 놓고 다시 얘기한다"고 말했다.
매각가격 산정 논의가 쉽게 결론을 보지 못하는 것은 채권단 간에도 서로 입장이 다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래에셋과 나머지 채권기관 사이에 의견 차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아무래도 투자자 자금을 받아 운용하는 펀드라 우리와는 생각이 다를 수 있다"며 "우리보다는 더 많이 원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미래에셋 측은 "수익을 내야 할텐데, 시장 컨센서스가 있으니 서로 간에 조절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과거 대우건설 재무적투자자였던 미래에셋은 2010년 금호산업 재무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 개시 때 주당 6만원에 금호산업 주식으로 출자전환했다. 즉, 실사 결과치 3만1000원의 약 두 배를 받아야 적어도 손해는 안 보는 상황이다.
이에 미래에셋은 운용사로서 투자 원금 이하로는 팔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래에셋이 요구하는 프리미엄의 마지노선은 시장에서 언급되는 38%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매수자인 박삼구 회장 측은 아예 실사 가격에 추가 프리미엄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당 3만1000원이라는 실사 가격에 이미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채권단으로부터 공식적으로 통보 받은 바는 없다"면서도 "2만원 수준의 현 주가를 감안하면, 주당 3만1000원에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 호반건설이 금호산업 인수가로 6007억원을 제시했을 당시 회계법인의 실사를 모두 거쳐 나온 게 주당 3만900원 수준이었는데, 그 때 주가도 2만원 안팎이었다는 설명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주가가 한 기업의 가치를 꼭 정확히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며 "적절한 프리미엄을 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윤지혜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