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중국의 외환보유액 감소세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당 위안화 환율 방어를 위해 중국 정부가 달러를 풀고 위안화를 사들이면서 외환보유액이 감소했지만 덕분에 해외자금 유출 부담은 크게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중국 중앙은행에 따르면, 2분기 말 기준 중국의 외화보유액은 3조6900억 달러로 전년 대비 400억 위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 대비 2분기 감소폭은 최근 1년간의 최저치로, 지난 1분기에는 외환보유액이 전기 대비 무려 1130억 달러 감소했다.
중국 외환보유액이 4분기 연속 감소한 것은 달러당 위안화 가치 절하를 막기 위해 중국 중앙은행이 대량의 달러를 매각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캐피탈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 수석 경제학자 줄리안 에반스 프리차드(Julian Evans-Pritchard)는 "중국 중앙은행이 4월과 5월 모두 137억 달러를 매각함으로써 달러당 위안화 가치 절하를 막은 데 이어 6월에도 외화를 대량 처분했다"며 "이는 위안화 환율 안정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줄리안 에반스 프리차드는 그러면서 지난해부터 중국 금융당국이 외화시장에 대한 간섭을 크게 줄이고 있으며, 이는 위안화의 시장화에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중앙은행은 과거 수출업체로부터 달러를 사들임과 동시에 위안화를 대량 공급하는 방식으로 외화시장에 간섭하며 위안화 가치 절하를 유도, 중국 상품의 글로벌 가격 경쟁력을 높였으나, 최근에는 위안화를 매입하고 달러를 푸는 것으로 방식을 전환했다는 것.
이에 관해 전문가들은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자본유출을 방어하는 동시에 올해 안해 위안화를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통화 바스켓 편입을 염두에 둔 조치라고 분석했다.
즉, 위안화 가치가 계속해서 하락할 경우 미국 등 국가의 불만을 사 IMF의 SDR 편입이 어려워지고, 외국 기관 및 투자자들의 위안화 투자 매력도도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외화시장의 과도한 개입을 피하고 있다는 풀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수출 둔화 압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중국 당국이 위안화 가치 절하를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 고급 경제학자 장밍(張明)은 "위안화 강세는 중국의 현재 경제 펀더멘털과 심각하게 괴리된 것"이라며 "위안화 가치 절하는 중국의 수출 증가 및 경제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중앙은행 측은 앞서 "중국 무역흑자규모가 다소 줄어들었으나 절대적인 규모가 여전히 크고 이는 중국 수출이 여전히 강세"라며 위안화 가치 절하를 통한 수출 진작 필요성이 없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지난 14일에도 중국 중앙은행은 "향후 수 개월 위안화 환율을 합리적인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홍우리 기자 (hongwo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