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으론 느린 황소걸음 , 투자패턴도 가치투자로 전환
[뉴스핌=이승환 기자] 중국 정부가 한달 여간 지속된 A주의 급격한 조정이 사실상 일단락됐다고 선언한 가운데 조정을 마무리한 뒤 중국 주가가 어디로 튈지, 투자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재정부 주광야오 부부장은 18일(현지시간) 세계 주요 20개국(G20) 금융규제기구인 금융안정위원회(FSB) 런던 회의에 참석해 "기술적으로 보면 현재 중국 증시의 파동이 기본적으로 일단락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주 부부장은 “최근 중국 증시가 겪은 조정은 급격하게 상승한 데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레버리지 비중이 지나치게 높았고 주식시장도 완전히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정부의 증시부양책에 대해서는 “중국 정부가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영국, 미국 등 국가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적절한 시간에 필요한 행동을 취했다”고 평가했다.
주 부부장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시장은 대체적으로 호응하는 모양새다. 당국의 대대적인 부양정책과 레버리지 압력 완화로 A주의 폭락세는 일단락 됐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해통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정부 각 부처의 적극적인 시장부양 정책에 힘입어 주식시장이 바닥을 드러냈고, 분위기 전환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단기적인 변동성에 대비하면서 향후 성장가능성이 큰 유망종목을 탐색할 때”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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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싱윈 제일창업증권 수석연구원도 “이번 조정을 통해 중국 정부는 시장의 단기 폭락에 대한 경험을 쌓았고, 각 부서간 유기적인 협조도 크게 늘었다”며 "이번 조정의 원인 중 하나인 강제적인 신용거래 청산을 통해 중국 증시의 불안요인으로 자리잡아온 과도한 레버리지 문제가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신만굉원 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상하이지수가 3200포인트~4600포인트사이를 핵심구간으로 삼아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중국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 한달 간 이어진 급격한 조정 장세가 진정세를 나타내며 점차 투자심리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기존의 테마중심의 묻지마 투자패턴이 안정을 추구하는 가치투자로 전환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리샤오쥔 민생증권 수석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보면 주식시장 조정이 끝난 후 투자자들의 종목선택은 세분화되고 정교해 질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회사의 펀더멘탈을 예의주시하며 각 종목별 흐름이 엇갈리는 추세가 심화될 것”으로 진단했다.
민생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96~1997년 A주 불마켓의 배경에는 가전제품 대중화와 소비력 상승이 있었고, 12월 급격한 조정을 후에도 전자제품 업계는 강세를 이어간 바 있다. 또한 2005~2007년도의 강세장의 원동력이었던 부동산 업종 역시 ‘5·30’ 폭락장을 겪은 뒤에도 한동한 상승세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리 연구원은 “이번 불마켓의 원동력은 인터넷 플러스와 중국제조 2025에 의한 제조업의 전반적인 질적향상”이라며 “더불어 90년대생들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한 소비 수혜주의 강세도 주가흐름과 상관 없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복수의 전문가들은 향후 A주 투자 테마로 ▲국유기업개혁 ▲시진핑 정권의 경제부양 드라이브 ▲남중국해 주도권 다툼으로 인한 군수공업 강세를 꼽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시장이 안정적인 상승장으로 완전히 전환하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 많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그 동안 거래가 중지됐던 종목들의 동시다발적인 복귀가 남아있고, 감독당국의 장외신용거래 정리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며 ”차익실현에 따른 하방압력과 위축된 주식투자 심리가 회복도 풀어야 할 숙제”라고 지적했다.
린저핑 국태군안 증권 연구원은 향후 중국 증시의 장애요인으로 ▲ 주식시장 붕괴로 인한 경기 위축 ▲ 3,4선도시의 부동산 경기 침체 ▲ 위안화 강세 ▲미국 금리인상 ▲L자형 경제성장을 꼽았다.
한편, 20일 중국 증시 상하이지수는 전장대비 0.88% 상승한 3992.11포인트를 기록, 4000포인트대에 바짝 다가섰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