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손아섭이 부친이 위독해도 휴가를 받지 못한 사연이 공개돼 논란이다. <사진=뉴시스/롯데 자이언츠 페이스북> |
[뉴스핌=황수정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외야수 손아섭(27)이 아버지의 임종을 앞두고도 경기에 출전해야 했던 뒷이야기가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박동희 야구 칼럼니스트가 21일 기고한 칼럼에서 손아섭이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기 위해 구단에 휴가를 요청했으나 아버지의 병세가 더 악화되면 가라는 코칭스태프의 설득에 출전을 강행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야구팬들의 비난이 거세다.
손아섭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KBO 전반기 마지막 경기인 한화와의 3연전을 치루고 난 후에야 아버지의 곁으로 갈 수 있었다. 손아섭의 아버지는 17일 손아섭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눈을 감았다. 손아섭은 19일 아버지의 발인을 치른 뒤 21일부터 훈련을 재개했다.
더군다나 롯데의 이러한 행보가 지난달 두산 베어스의 투수 노경은이 모친상을 당했을 때와 비교되며 더욱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노경은은 지난달 22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야구팬들은 노경은의 제구 불안 때문이라고 추측했으나 개인적 사정을 감안한 배려 차원임이 밝혀져 관심을 모았다. 두산의 김태형 감독은 노경은의 어머니가 암투병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아예 휴식을 주기로 한 것이었다.
당시 두산은 치열한 상위권 싸움을 벌이고 있었음에도 노경은에게 열흘 이상의 시간을 주며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배려했다.
롯데 자이언츠의 팬들은 21일 경기의 라인업이 '롯데 자이언츠'의 페이스북에 공개되자 두산 노경은의 상황을 비교하며 분노하고 있다.
팬들은 "2위 두산 김태형 감독은 노경은 선수 모친상 당할 때 자기 자식처럼 예우해주던데 5위랑 5.5게임차인 8위 이 미친 팀은 지 살자고 선수 부모님 위독하셔도 더 위독하시면 그때 가라는 반인륜적인 짓이나 하고" "진짜 너무 부끄럽다. 선수 가슴에 대못을 박아놓고 이겼다고 감독이라는 작자가 그 난리를 피운거였냐" "더 위독해지면 가라 이게 할 소리냐" 등의 거센 비난을 퍼붓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많은 네티즌들도 "웬만하면 가지말라고 붙잡고 싶은데 이번 건 진짜 심하지 않았나"(lemo****) "이런 식으로 선수를 대하면 어떤 선수가 롯데에 오래 남으려고 하겠나?(upgr****) " "FA 때 다른 팀으로 떠나세요"(rege*****) " "긴말 필요없음. 너무하다"(kcd2***)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앞서 공개된 칼럼에 따르면 손아섭은 지난 6월 손목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갔고, 손아섭 아버지의 병세도 급격히 악화됐다. 7월 초 손아섭은 1군행 통보를 받았으나 이와 동시에 병원 측의 '아버지의 병세가 매우 위중해 언제 돌아가실 지 모른다'는 통보도 받았다.
손아섭은 고심 끝에 롯데의 코칭스태프에게 "아버지의 병세가 매우 위중하니 아버지 옆에 잠시만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코칭스태프는 "아직 확실하지 않으니 아버지 병세가 정말 악화됐다고 판단될 때 가보는게 어떻겠냐"고 설득했다.
한편, 롯데의 이종운 감독은 21일 NC다이노스와의 경기 당시 "손아섭 선수가 훈련과 출장을 자청했다"고 밝혀 야구팬들의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