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목요일'이 될 것이란 각종 기대는 실현되지 않았고, 내년부터 천천히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란 점을 좀더 분명히 했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을 따라 연내에 긴축에 나설 수도 있다는 일각의 관측이 후퇴하면서, 파운드화는 약세를 보였다.
6일 BOE는 이틀간 진행된 통화정책위원회(MP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0.5%로 동결하고 자산 매입 규모도 현재 수준인 3750억파운드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영란은행 <출처=블룸버그통신> |
이로써 영국 기준금리는 2009년 3월 이후 6년 5개월 연속 0.5%로 동결됐다.
이날 영란은행은 성명서와 함께 의사록도 곧바로 공개했다. 또 인플레이션 보고서도 이날 발표됐다.
의사록에 따르면 참석한 9명의 위원 가운데 금리인상을 주장한 1명을 제외한 8명이 기준금리 동결에 찬성했다.
매파로 알려진 이안 맥카퍼티 위원은 "BOE의 2% 물가 목표치는 지나치다"며 "물가상승률을 주시하는 것은 물론 향후 금리가 점진적이고 완만하게 오를 수 있도록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안 맥카퍼티와 함께 금리인상을 주장해왔던 마틴 웨일 위원은 동결에 찬성표를 던졌다.
지난달 회의 이후 BOE가 지나치게 오랜 기간 금리인상을 주저하는 것은 실수라고 밝혔던 데이비드 마일스 위원 역시 금리동결을 지지했다.
반면 9명 모두 자산 매입 규모를 유지하는 데 동의했다. 자산 매입 규모는 2012년 7월 이후 제자리다.
시장 관계자들은 MPC 회의에서 2명이 금리인상을 주장하고 7명이 동결에 찬성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직전월인 7월에는 참석 위원 전원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동결에 찬성한 바 있다.
BOE는 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소비자물가가 0%로 다시 떨어진 만큼 2% 물가 목표를 달성하고 성장과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기준금리는 시장 수익률에 내포되어 있는 완만한 상승 경로를 따라갈 것"이라며 "위원회는 수요성장이 2년내에 목표 물가 수준을 회복하는데 충분하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시장 수익률에 내포된 컨센서스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완만한 금리인상 개시를 점치고 있다.
이날 발표된 영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국제 유가와 식품 가격 하락에 보합을 나타냈다. CPI 상승률은 지난 4월 마이너스 0.1%로 추락한 이후 5월에는 0.1%로 플러스 전환했지만 한 달 만인 6월 0%로 다시 둔화했다. 6월 CPI는 전월 대비로도 0.0% 상승하는 데 그쳤다. 현재 영국 CPI 상승률은 BOE 목표치인 2.0%를 18개월 연속 밑돌고 있다.
이날 BOE는 금리결정과 함께 발표한 분기 인플레이션 보고서를 통해 향후 2년 안으로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도달 할 것으로 전망하며 디플레이션이 재발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원자재 가격이나 환율의 추가적 움직임이 없다면 CPI 상승률은 연말 0.5% 포인트(p)까지 상승할 것"이라며 CPI가 내년 1월과 2월에 각각 추가로 0.5%p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에 대해서는 올해 2.8%, 내년은 2.6%를 제시했다. 2017년은 2.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BOE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과 중국을 글로별 경제성장의 위험요소로 지목하며 최근 파운드화 강세는 단기 인플레이션 전망에 있어 하방 위험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BOE 정책결정 및 의사록 결과에 따라 영국 파운드화는 미국달러화 대비 0.6% 약세를 보인 1.5510달러에 거래됐으며, 유로화에 대해서도 동일한 폭의 약세를 보였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