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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환율전쟁] 1994년의 교훈 "과잉불안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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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약세, 단발성 이벤트로 봐야"

[뉴스핌=김성수 기자] 중국 인민은행이 사흘 연속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한 가운데, 이번 변화가 과거 1994년 당시와 유사한 면이 화제가 되고 있다.

다만 과거 미국 금리인상 시점에 중국이 급격한 평가절하에 나선 이후 신흥국 외환위기가 발생한 것은 사실이라고 해도, 지금은 과거처럼 지나친 국제금융 불안정성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지적이다.

13일 인민은행은 달러/위안 고시환율을 1.11% 오른 6.4010위안으로 발표하면서 위안화가 사흘간 5% 가량 평가절하됐다. 위안하 평가 절하가 계속 이어질 것이란 관측 하에 국제 금융시장은 불안양상을 나타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중국의 행보에 대해 시장환율과 중심환율 간 괴리를 해소하려는 노력으로 보면서, 다만 이번 조치가 미국 금리인상을 앞둔 시기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1994년 당시와 공통점을 보인다고 소개했다.

중국은 지난 1980년 이전 계획환율제도를 채택하던 당시 외화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국가가 외환 분배를 결정하는 등 엄격한 외환관리를 실시했다. 다만 정부가 결정하는 환율 수준이 수출입에 따른 외환 수급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환율이 지나치게 고평가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1981년 기업간 외환시장인 외환조절센터(currency swap center)를 설립하고 기존의 공정환율(official exchange rate) 외에 시장수급을 반영한 조절환율(swap centre rate)을 새로 발표하기 시작했다. 공정환율은 인민은행이 결정하는 공식 환율로, 정부가 통제하는 '계획무역'에 사용됐다. 반면 조절환율은 외환조절센터에서 형성되는 시장환율을 의미했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시장환율과 공정환율 간 격차가 확대되면서 중국 정부가 수출에 편법적인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비난이 빗발쳤고, 이 제도를 계속 유지할 수 없게 됐다.

결국 중국 정부는 1994년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표방하고 공정환율과 시장환율을 일원화하는 '관리변동환율제도'를 도입했다. 이 때 정부는 공정환율을 달러당 약 5.8위안에서 약 8.7위안으로 일시에 33% 높이면서(위안화 평가절하) 시장환율와 같아지도록 조치를 내렸다.

전날 중국 인민은행(PBOC)이 위안화의 급격한 약세를 막기 위해 역외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은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인민은행은 홈페이지에 발표한 성명을 통해 "대내외 경제상황을 비춰볼 때 위안화가 지속적으로 절하돼야 할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역외환율시장에서 달러/위안 추이 <출처=톰슨 로이터>

이날도 인민은행은 기자회견을 통해 위안화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으며, 향후 위안화 가치가 절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성명이 발표된 후 위안화 가치는 한국시간 기준 오후 1시 44분 역외시장에서 달러당 6.4451위안까지 상승(달러/위안 환율 하락)했다. 전날 장중 달러당 6.5928위안이었던 위안화 가치가 하루 만에 2% 넘게 뛰어오른 것이다. 

같은 시각 역내 환율시장에서 달러/위안은 6.4102위안을 나타내고 있다. 역내시장에서의 위안화 가치 역시 전날 달러당 6.4481위안에서 0.6% 가량 상승했다. 현재 역외 환율시장에서의 위안화 가치는 역내 시장에 비해 0.7% 가량 낮게 설정돼 있다.

중국 고시환율과 역내환율의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 두 환율이 최근 급등하면서 점차 수렴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출처=톰슨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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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이번 위안화 평가절하를 통해 고시환율과 시장환율을 비슷하게 맞췄다는 점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내렸다.

인민은행이 위안화의 지속적 절하는 없을 것이라고 밝힘으로써 추가 절하를 막았으며, 역내 위안화 환율이 6.4095위안 수준으로 이날 고시환율인 6.4010위안과의 격차가 약 0.1%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시장환율과 고시환율의 괴리를 해소하는 것은 중국 정부가 위안화를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편입시키는 과정에서 목표로 삼았던 과제이기도 하다. 

또한 1994년의 일시 평가절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시기와 맞물렸다는 점에서 현재와 비슷한 특징을 보였다. 연준은 지난 1994년 2월부터 1995년 2월까지 1년간 3%포인트(300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의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1994년 2월에는 기준금리를 3.0%에서 3.25%로 인상했으나, 이후 6차례 추가 인상을 실시한 결과 1년 만에 금리를 6.0%로 300bp올린 것이다. 상승 폭도 문제였지만 한 번에 최대 0.75%포인트(p)까지 올렸던 인상 속도는 시장의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미국 연방기금금리(Federal Fund rate) 추이 <출처=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처럼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은 멕시코 위기 등 국제금융시장 불안 확산이라는 방아쇠를 당겼다. 멕시코·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국가의 주식도 폭락했다. 멕시코는 결국 '테킬라 위기'로 알려진 외환위기를 맞아 미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는 신세로 전락했다. 미국 채권시장에서도 '대학살(Bloodbath)'이라 불리는 채권가격 폭락 사태가 벌어졌다.

현재까지도 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의 도화선이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는 연준의 금리인상과 맞물려 국제적 차원에서 대규모 금융불안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지금 역내외시장 환율과 중심환율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고, 위안화 고평가 수준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시장이 과잉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올해 국제통화기금(IMF)은 위안화 가치가 실질실효환율 기준으로 대체로 적정수준에 부합해졌다는 평가를 내렸다. 위안화 실질실효환율은 2010년 이후 6월 현재까지 30% 절상된 상태다. 이를 감안하면 최근의 위안화 평가절하폭은 극심하다고 볼 수는 없는 수준인 것이다.  

중국의 위안화 관련 행보가 아시아 통화전쟁을 촉발할 것이라는 내용의 블룸버그 기사 <출처=블룸버그통신>
각종 신문에는 '중국발 통화전쟁(Currency War)'이라는 문구가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지만, 정작 한국·일본·인도·인도네시아의 통화 당국자들도 무역전쟁을 촉발한 만큼 보복성 대응에 나설 일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한국의 한 통화당국 관계자도 "이미 달러 대비 신흥국 통화 가치가 절하된 상황에서 내려진 결정"이라며 지난 수개월간 위안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한 통화 당국자도 "이번 결정이 글로벌 통화 전쟁을 촉발할 것으로 보진 않는다"라며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의 미르자 아디댜스와라 선임 부총재도 인도네시아 루피아가 이미 평가절하된 상태라면서 추가 절하 가능성을 일축했다.

미국 역시 최근의 대외불안 징후를 감안하면 공격적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은 2004년 앨런 그린스펀 연준 의장 당시 '1994년 대학살'을 반면교사로 삼고 금리인상 전에 꾸준히 시장에 신호를 보냈다. 시장이 금리인상에 적응할 기간을 둠으로써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번 것이다.

현재 재닛 옐런 연준 의장도 이러한 그린스펀 의장의 행보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옐런 의장은 의회 통화정책 발언에서 연내 금리인상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으며, 연준의 고위 인사들도 미국 경제가 금리인상을 견딜 만큼 견조하다고 언급하는 등 시장에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취약한 대내외 여건으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위안화 평가절하 여파로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다만 위안화 절하 이슈가 소화되고 시장도 연준의 행보를 지켜보는 가운데 불안감도 점차 진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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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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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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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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