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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환율전쟁] 1994년의 교훈 "과잉불안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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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약세, 단발성 이벤트로 봐야"

[뉴스핌=김성수 기자] 중국 인민은행이 사흘 연속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한 가운데, 이번 변화가 과거 1994년 당시와 유사한 면이 화제가 되고 있다.

다만 과거 미국 금리인상 시점에 중국이 급격한 평가절하에 나선 이후 신흥국 외환위기가 발생한 것은 사실이라고 해도, 지금은 과거처럼 지나친 국제금융 불안정성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지적이다.

13일 인민은행은 달러/위안 고시환율을 1.11% 오른 6.4010위안으로 발표하면서 위안화가 사흘간 5% 가량 평가절하됐다. 위안하 평가 절하가 계속 이어질 것이란 관측 하에 국제 금융시장은 불안양상을 나타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중국의 행보에 대해 시장환율과 중심환율 간 괴리를 해소하려는 노력으로 보면서, 다만 이번 조치가 미국 금리인상을 앞둔 시기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1994년 당시와 공통점을 보인다고 소개했다.

중국은 지난 1980년 이전 계획환율제도를 채택하던 당시 외화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국가가 외환 분배를 결정하는 등 엄격한 외환관리를 실시했다. 다만 정부가 결정하는 환율 수준이 수출입에 따른 외환 수급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환율이 지나치게 고평가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1981년 기업간 외환시장인 외환조절센터(currency swap center)를 설립하고 기존의 공정환율(official exchange rate) 외에 시장수급을 반영한 조절환율(swap centre rate)을 새로 발표하기 시작했다. 공정환율은 인민은행이 결정하는 공식 환율로, 정부가 통제하는 '계획무역'에 사용됐다. 반면 조절환율은 외환조절센터에서 형성되는 시장환율을 의미했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시장환율과 공정환율 간 격차가 확대되면서 중국 정부가 수출에 편법적인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비난이 빗발쳤고, 이 제도를 계속 유지할 수 없게 됐다.

결국 중국 정부는 1994년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표방하고 공정환율과 시장환율을 일원화하는 '관리변동환율제도'를 도입했다. 이 때 정부는 공정환율을 달러당 약 5.8위안에서 약 8.7위안으로 일시에 33% 높이면서(위안화 평가절하) 시장환율와 같아지도록 조치를 내렸다.

전날 중국 인민은행(PBOC)이 위안화의 급격한 약세를 막기 위해 역외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은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인민은행은 홈페이지에 발표한 성명을 통해 "대내외 경제상황을 비춰볼 때 위안화가 지속적으로 절하돼야 할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역외환율시장에서 달러/위안 추이 <출처=톰슨 로이터>

이날도 인민은행은 기자회견을 통해 위안화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으며, 향후 위안화 가치가 절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성명이 발표된 후 위안화 가치는 한국시간 기준 오후 1시 44분 역외시장에서 달러당 6.4451위안까지 상승(달러/위안 환율 하락)했다. 전날 장중 달러당 6.5928위안이었던 위안화 가치가 하루 만에 2% 넘게 뛰어오른 것이다. 

같은 시각 역내 환율시장에서 달러/위안은 6.4102위안을 나타내고 있다. 역내시장에서의 위안화 가치 역시 전날 달러당 6.4481위안에서 0.6% 가량 상승했다. 현재 역외 환율시장에서의 위안화 가치는 역내 시장에 비해 0.7% 가량 낮게 설정돼 있다.

중국 고시환율과 역내환율의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 두 환율이 최근 급등하면서 점차 수렴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출처=톰슨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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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이번 위안화 평가절하를 통해 고시환율과 시장환율을 비슷하게 맞췄다는 점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내렸다.

인민은행이 위안화의 지속적 절하는 없을 것이라고 밝힘으로써 추가 절하를 막았으며, 역내 위안화 환율이 6.4095위안 수준으로 이날 고시환율인 6.4010위안과의 격차가 약 0.1%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시장환율과 고시환율의 괴리를 해소하는 것은 중국 정부가 위안화를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통화바스켓에 편입시키는 과정에서 목표로 삼았던 과제이기도 하다. 

또한 1994년의 일시 평가절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시기와 맞물렸다는 점에서 현재와 비슷한 특징을 보였다. 연준은 지난 1994년 2월부터 1995년 2월까지 1년간 3%포인트(300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의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1994년 2월에는 기준금리를 3.0%에서 3.25%로 인상했으나, 이후 6차례 추가 인상을 실시한 결과 1년 만에 금리를 6.0%로 300bp올린 것이다. 상승 폭도 문제였지만 한 번에 최대 0.75%포인트(p)까지 올렸던 인상 속도는 시장의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미국 연방기금금리(Federal Fund rate) 추이 <출처=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처럼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은 멕시코 위기 등 국제금융시장 불안 확산이라는 방아쇠를 당겼다. 멕시코·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국가의 주식도 폭락했다. 멕시코는 결국 '테킬라 위기'로 알려진 외환위기를 맞아 미국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는 신세로 전락했다. 미국 채권시장에서도 '대학살(Bloodbath)'이라 불리는 채권가격 폭락 사태가 벌어졌다.

현재까지도 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의 도화선이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는 연준의 금리인상과 맞물려 국제적 차원에서 대규모 금융불안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지금 역내외시장 환율과 중심환율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고, 위안화 고평가 수준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시장이 과잉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올해 국제통화기금(IMF)은 위안화 가치가 실질실효환율 기준으로 대체로 적정수준에 부합해졌다는 평가를 내렸다. 위안화 실질실효환율은 2010년 이후 6월 현재까지 30% 절상된 상태다. 이를 감안하면 최근의 위안화 평가절하폭은 극심하다고 볼 수는 없는 수준인 것이다.  

중국의 위안화 관련 행보가 아시아 통화전쟁을 촉발할 것이라는 내용의 블룸버그 기사 <출처=블룸버그통신>
각종 신문에는 '중국발 통화전쟁(Currency War)'이라는 문구가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지만, 정작 한국·일본·인도·인도네시아의 통화 당국자들도 무역전쟁을 촉발한 만큼 보복성 대응에 나설 일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한국의 한 통화당국 관계자도 "이미 달러 대비 신흥국 통화 가치가 절하된 상황에서 내려진 결정"이라며 지난 수개월간 위안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한 통화 당국자도 "이번 결정이 글로벌 통화 전쟁을 촉발할 것으로 보진 않는다"라며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의 미르자 아디댜스와라 선임 부총재도 인도네시아 루피아가 이미 평가절하된 상태라면서 추가 절하 가능성을 일축했다.

미국 역시 최근의 대외불안 징후를 감안하면 공격적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은 2004년 앨런 그린스펀 연준 의장 당시 '1994년 대학살'을 반면교사로 삼고 금리인상 전에 꾸준히 시장에 신호를 보냈다. 시장이 금리인상에 적응할 기간을 둠으로써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번 것이다.

현재 재닛 옐런 연준 의장도 이러한 그린스펀 의장의 행보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옐런 의장은 의회 통화정책 발언에서 연내 금리인상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으며, 연준의 고위 인사들도 미국 경제가 금리인상을 견딜 만큼 견조하다고 언급하는 등 시장에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취약한 대내외 여건으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위안화 평가절하 여파로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다만 위안화 절하 이슈가 소화되고 시장도 연준의 행보를 지켜보는 가운데 불안감도 점차 진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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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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