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자격 놓고 다음카카오·KT와 증권·보험사 이해로 파트너 뒤바껴
[뉴스핌=한기진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인공인 다음카카오, KT 등 정보통신기술(ICT)기업들이 지분을 50%로 늘릴 수 있는 ‘주주약정’을 요구하고 있다. 현행법상 산업자본인 ICT업은 은행의 의결권 있는 주식 4%(의결권 없는 주식 포함시 10%)까지만 소유할 수 있다. 그래서 내달 말 신청받을 1호 인터넷전문은행의 최대주주는 증권 등 2금융권이다. 이 때문에 인터넷전문은행의 주도권을 놓고 사업파트너간 이해가 충돌하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T는 산업자본의 인터넷전문은행 지분을 현행법상 4%에서 50%까지 소유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은행법 개정안이 내년 국회를 통과되는 것을 전제로, 사업 파트너들에게 ‘주주약정’을 요구하고 있다. 합의가 되면 KT가 일단 지분 4% 또는 10%를 갖고 증권이나 보험사는 50%를 가진 최대주주가 되고, 시중은행이 10% 가량 갖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올해 말부터 인가가 나올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로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은행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주주약정을 근거로 KT는 지분을 50%까지 늘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KT는 인터넷전문은행의 핵심 콘텐츠인 핀테크기술력과 고객기반을 갖고 있어 대주주가 되고 싶은데 현행법상 어려워 주주약정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사업 파트너로 협상중인 교보생명이 대주주를 원하고 있어 협상이 길어지고 있는 반면 은행권은 지분 욕심이 적어 우리은행과 우선 논의하고 있지만 하나은행과 기업은행의 도전이 변수”라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을 가장 먼저 구성한 다음카카오도 은행법 통과 이후 지분 확대를 파트너인 국민은행과 한국금융지주와 합의했다. 원래 신한은행이 국민은행보다 앞서 다음카카오와 사업 제휴를 논의했다가 지분 비율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발을 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민은행은 10%의 지분을 갖고 다음카카오가 은행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지분을 50%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반면 인터파크는 파트너사와 골고루 지분을 나눠 갖는 인터넷전문은행 모델로 SKT, NH투자증권, NHN엔터테인먼트 등과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대 주주는 맡지만 지분을 50%까지 욕심내지 않겠다는 것이다.
KT와 다음카카오처럼 금융권이 탐내는 인터넷전문은행 파트너사의 주요지분 요구에 대해 시중은행은 비교적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한 중금리 대출 등 새로운 업무 욕심보다, ICT기업의 1000만명이 넘는 고객정보를 활용한 업무에 더욱 관심이 많아서다. 하지만 은행업을 하고 싶어하는 증권 혹은 보험사나 인터넷전문은행의 주도권을 갖고 싶은 일부 은행은 ICT기업에 지분 양보를 꺼린다.
이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은 다음카카오, KT 등 대형 ICT 기업이 지분 50%갖고 시중은행은 10%만 참여하는 모델과 인터파크가 하는 것처럼 다업종 제휴사와 소수지분을 나눠 갖는 모델로 구분되고 있다.
시중은행 스마트금융 담당 부행장은 “은행법 개정안이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로 국회 통과가 어렵다는 불확실성에 대주주 자리를 놓고 이해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사업에 대한 확신이 없어,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가 크게 늘어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