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역RP 합쳐 총 자금공급량 이틀간 42조원
중국 인민은행 <사진=바이두(百度)> |
[뉴스핌=이승환 기자]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중국 14개 금융기관에 대해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를 통한 1100억위안(20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했다고 19일 복수의 중국 매체가 전했다. 만기는 6개월, 금리는 3.35% 수준이다.
인민은행은 이날 "중국 은행 시스템의 유동성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유지하고, 금융기관의 유동성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조치"라며 "향후 금융기관의 중소기업과 삼농(三農, 농촌·농민·농업) 등 국민경제에 대한 지원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MLF는 인민은행이 2014년 9월 새롭게 도입한 중기 유동성지원수단이다. 중앙은행이 거시경제 관리 요구사항에 부합하는 시중은행과 정책성 은행을 대상으로 담보를 받고 대출을 해줌으로써 유동성을 공급한다. 국채나 중앙은행 어음, 금융채, 높은 등급의 신용채권 등 우량 채권 등을 담보물로 설정할 수 있다.
앞서 인민은행은 18일에도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방식을 통해 1200억위안(22조140억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에 나선 바 있다. 지난 이틀 간 총 2300억 여 위안의 유동성이 시장에 추가로 공급된 셈이다.
중국 당국이 연이어 유동성 공급에 나선 것은, 자금 유출 압력이 고조되면서 상승한 시장금리의 하락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최근 위안화 환율 상승 압력이 가중되면서 중국의 외환 결제 적자 규모가 확대되고, 동시에 외환평형기금도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단행된 기준금리,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 효과가 상당부분 희석되면서 시장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이 지난 18일 발표한 7월 외환 통계에 따르면, 중국 내 은행의 외환결제 수지가 2655억위안 적자를 기록, 적자폭이 사상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 6월 129억 흑자를 기록한 이후 한달 새 2784억위안이 감소한 것.
같은 기간 인민은행과 금융기관이 집계한 외국환평형기금 감소 규모도 각각 3080억위안, 2491억위안으로 집계됐다.
다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금 유출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유동성 공급 효과를 가시화하기 위해서는 지준율 인하와 같은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리치린 민생증권 연구원은 "역RP와 MLF를 통한 유동성 공급 효과가 은행의 초과지급준비율을 0.2% 상승시키 데 그칠 것"이라며 "실제로 MLF가 가동된 지난 19일 환매조건부채권(RP) 7일물의 가중 평균 금리는 2.5332%를 기록, 오히려 전날 대비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리 연구원은 "만기 6개월의 MLF를 통해서는 장기 유동성 중심의 자금 이탈을 막기 힘들다"며 "지준율 인하를 대체할 수 있는 통화정책은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다수의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이 오는 9월 지준율 1%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