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헤지 DXJ, 환노출형 EWJ보다 상승폭 '2배'…수수료는 동일
[편집자] 이 기사는 8월 21일 오후 7시 41분에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ANDA’에 먼저 출고했습니다.
[뉴스핌=김성수 기자] 중국의 갑작스런 위안화 절하로 글로벌 외환시장이 요동치면서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환헤지 상품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일부 환헤지 ETF의 경우 환노출형 ETF에 비해 수익률이 두 배 가까이 나오는 등 같은 수수료율을 내면서도 환헤지에 따른 혜택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ETF 전문사이트 <ETF 트렌드>에 따르면 유로화 헤지가 된 위스덤트리 유럽 헤지드 에쿼티 펀드(종목코드: HEDJ)와 미국 외 선진국 통화에 헤지된 도이체 엑스 트래커스 MSCI EAFE 헤지드 에쿼티 ETF(종목코드: DBEF)는 올 들어 283억달러가 몰리면서 ETF 중 최고 유입액을 기록했다.
실제로 통화헤지가 된 ETF는 헤지를 하지 않은 ETF보다 수익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엔화 환헤지가 된 위스덤트리 재팬 헤지드 에쿼티 펀드(종목코드: DXJ)는 연초대비 수익률이 16.51%였다. 반면 환헤지가 돼있지 않은 아이셰어즈 MSCI 재팬 ETF(종목코드: EWJ)는 같은 기간 수익률이 14.41%에 그쳐, 200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 가량 낮았다.
DXJ는 최근 1년 및 3년 수익률이 각각 14.88%, 74.46%로 집계되면서 EWJ의 7.08%, 37.69%의 약 2배에 이르렀다. 수수료율이 둘 다 0.48%이면서도 DXJ가 두 배의 이득을 거둔 것이다. 다만 유동성에서는 EWJ가 DXJ보다 월등히 높았다. EWJ는 하루 평균 거래량이 3090만주에 이르면서 DXJ 거래량(550만주)의 5배가 넘었다.
DXJ와 EWJ의 스펙 비교(위)와 각각의 수익률 추이 <출처=구글파이낸스> |
또 DXJ는 닛케이225지수와 달리 캐논·도요타 등 대형 자동차기업에 대한 투자금액(익스포저)이 많다. 주요 종목으로 ▲도요타자동차 4.84%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그룹 4.79% ▲재팬 토바코 4.38% ▲캐논 3.64% ▲미즈호 파이낸셜그룹 3.49%가 있으며, 혼다자동차·다케다 제약사·닛산자동차 등도 포트폴리오에서 각각 2~3%씩 차지하고 있다.
미국달러 대비 선진국 통화가치 변동성을 헤지한 DBEF도 올 들어 7.41% 수익률을 기록, 환노출형인 아이셰어즈 MSCI EAFE ETF(종목코드: EFA)의 4.21%를 320bp 아웃퍼폼했다.
수수료율에서는 DBEF가 0.35%로 EFA의 0.33%보다는 소폭 높았지만 수익률 면에서 확실하게 보장받은 셈이었다.
DBEF는 벤치마크 지수가 'MSCI EAFE 100퍼센트(%) 헤지드 달러 인덱스(MSCI EAFE 100% Hedged to USD Index)'다.
이 지수에 포함된 종목 중에는 일본 기업의 비중이 24%로 가장 높으며, 영국(20%), 프랑스(10%), 스위스(9%) 순이다.
익스포저가 높은 통화로는 유로화(30%), 엔화(22%), 파운드화(20%) 등이 있는데 1개월짜리 선물환을 매도함으로써 달러대비 변동성을 헤지한다.
DBEF의 주요 종목에는 ▲네슬레 1.78% ▲노바티스 1.74% ▲로셰홀딩 AG 1.51% ▲도요타자동차 1.45% ▲HSBC 홀딩스 1.35%가 있다.
유로화 통화 변동성을 헤지하고 있는 도이체 엑스 트래커스 MSCI 유럽 헤지드 에쿼티 ETF(종목코드: DBEU) 역시 연초대비 5.26% 상승을 기록하면서 뱅가드 FTSE 유럽 ETF(종목코드: VGK)의 3.80% 상승률을 240bp 상회했다.
다만 DBEU는 VGK보다는 수수료율이 다소 비쌌다. DBEU는 수수료율이 0.45%로, VGK(0.12%)의 네 배 가까이 됐다.
DBEU는 'MSCI 유럽 100퍼센트(%) 헤지드 달러 인덱스(MSCI Europe 100% Hedged to USD Index)'를 추적한다.
포트폴리오에서 상위를 차지하는 종목은 ▲네슬레 2.75% ▲노바티스 2.68% ▲로셰홀딩 AG 2.33% ▲HSBC 홀딩스 2.03% ▲BP 1.42%로, DBEF와 거의 비슷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부터 달러 강세가 지속된 가운데 스위스·일본·유로존·중국의 통화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통화헤지가 된 ETF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며 "이들 지역 통화 약세가 수익률을 깎아먹으면서 환헤지형 ETF들이 환노출형 ETF보다 수익률에서 앞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환헤지 ETF가 인기를 끌면서 자산운용사들도 앞다투어 환헤지 ETF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와 파워셰어즈, 프로셰어즈는 올 들어 처음으로 환헤지 ETF를 출시했다. 위스덤트리, 도이체 에셋앤웰스맨(AWM), 아이셰어즈는 기존에 있던 환헤지 ETF 상품군을 더 늘렸다.
아이셰어즈는 신규 환헤지 ETF를 11개 출시했고 도이체 AWM도 올 초에 2개 환헤지 ETF를 내놓았다.
다만 위안화 환헤지가 된 ETF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안화 환율은 인민은행의 고시환율에 따라 움직인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이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