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진성 기자] "소통을 해야 오해의 소지가 사라진다. 정책 추진에 앞서 관련 단체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
정진엽(사진) 보건복지부 장관이 27일 취임사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취임사 중 '소통'이란 단어를 10차례나 반복했다. 정 장관은 취임식에 앞서 복지부 기자단과의 5분여간 짧은 간담회에서도 소통이란 단어를 세차례나 반복했다. 정 장관이 이처럼 '소통'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정책 추진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진엽 제52대 보건복지부 장관. <사진제공=보건복지부> |
17년만에 의사출신 복지부 장관이 나오자 대한의사협회와 대한한의사협회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협력체제를 이어가자고 밝혔다. 의협은 앞으로의 정책을 펼쳐나갈때 긴밀히 협의해 나가자고 전했고, 한의협은 얽혀있는 보건의료계 직능간 갈등을 해결해달라고 요청했다. 의협은 정 장관이 의사의 입장을 대변해줄 것으로 기대했고, 한의협은 복지부 정책에서 소외될 것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정 장관이 취임사에서 "의사대표가 아닌..."이라고 언급한 데에는 이같은 배경이 깔려있는 셈이다. 자칫 소신있게 추진한 정책이라도 이해관계에 따라 불만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 장관은 이러한 오해의 소지가 '소통'에서 나온다고 본 것이다.
▲ 인사 방문 어디 … 한의협 '기대'
소통을 강조한 정 장관이 한의협을 방문할 것인지도 주목되고 있다. 문형표 전 장관은 재임기간동안 한의협에 인사차 들른 적이 없었다.
딱 한번, 의료기기 허가를 놓고 김필건 한의협회장이 단식할 때 찾은 것이 유일하다. 뿐만아니다. 한의협에 따르면 역대 복지부 장관, 그 누구도 한의협을 방문한 적이 없었다. 장관이 임명되면, 형식적으로나마 인사차 방문대상이 되는 의협과는 다른 느낌이다.
그러나 '소통'을 강조한 정 장관이 진실성을 내보이기 위해서라도 한의협 방문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자칫 의협만 방문하고 한의협을 외면할경우 차별논란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원격의료 및 의료기기 사용 등을 놓고 양 협회가 민감한 때에 '방문순서'와 '시간'을 놓고도 촉각을 곤두세울 가능성이 높다.
▲ 복지 '문외한'… '소통'해야
이날 취임사에서도 복지 정책 전문가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복지를 잘 모르지만 국민의 눈높이에서 고민하고 소통하겠다"며 "관심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24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그는 "복지 문외한이다"며 "소통을 통해 많이 배우겠다. 공부하겠다"고 밝혔다.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도 "잘못했을때 쓴소리를 해달라"며 "진솔하게 대화해야 풀수 있고 오해도 안생긴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정 장관의 '소통'발언은 결국 진실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장관 스스로도 '복지 문외한'이라고 솔직히 밝힌 것처럼, 현안에 대해 터놓고 풀어가자는 의도로 해석된다. 아울러 복지부 현안에 대한 무게를 대변한 것이란 추측도 가능케 한다.
메르스 후속대책을 비롯해 4대 중증에 대한 건강보험과 3대 비급여 개선 등 보장성 강화 계획 등 굵직한 과제를 수행해야되기 때문이다.
복지부의 한 직원은 "남은 주요과제가 복지분야쪽이 많아서 전 장관가 비교가 되는게 부담될 수도 있겠다"며 "하지만 소통을 강조하신만큼 직원들과 함께 현안을 공유한다면 무리없이 잘 해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진성 기자 (jin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