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달러RP 상품 2분기에만 1000억원 넘게 팔려
[뉴스핌=이에라 기자] ## 강남에 거주하는 50대 사업가 유연우(가명)씨는 지난달 대신증권 지점을 방문해 달러RP(환매조건부채권)에 10만 달러(약 1억 1800만원)를 투자했다. 미국 유학을 보낸 큰 딸에게 송금하려고 은행 외화예금에 넣어두던 달러 모두 RP로 전환했다. 달러예금보다 금리가 높아서 단기 운용에 적당한데다,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환차익을 거둘수 있는 조언도 맘에 들었기 때문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대신증권이 판매 중인 달러RP에 총 약 8575만달러(약 1010억원)가 유입됐다.
4월부터 판매 중인 특판 달러RP에는 석달간 총 2818만달러(약 331억원)가 들어왔다. 만기 3개월의 이 상품은 기존 달러RP(연 0.9%) 보다 높은 연 2%의 금리로 인기를 끌었다. 달러RP 편입대상에는 한국수력원자력, 석유공사, 롯데제과, 우리은행, 현대제철, GS칼텍스 등이 발행한 달러표시 채권이다.
대신증권에서 외화 계좌를 개설한 후, 은행에서 대신증권으로 달러를 송금하면 자동으로 가입된다. 은행에서 대신증권으로 달러를 송금할 때는 은행의 수수료가 적용된다. 달러 예금을 거래하는 고객들이 대부분 거액자산가이기 때문에 수수료가 면제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인 경우에는 많게는 1만원 정도 수수료가 부과된다. 다만, 매수한 달러RP가 만기가 되서 은행 계좌로 달러가 송금될 경우 수수료는 대신증권에서 별도로 받지 않고 있다.
최대 50만달러까지 가입할 수 있는데, 강남권에 거주하는 자산가들은 이 한도를 채워 달러RP를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인섭 대신증권 금융주치의추진본부장 상무는 "최근 중국 증시 급락 여파로 글로벌 주식시장이 하락했는데, 이렇게 장이 빠질 때는 달러가 결코 약세를 보이지 않는다"며 "분산투자할 여유가 있는 자산가들의 경우 달러 자산을 꼭 챙겨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과거 미국 금리인상 시기를 분석했을 때 달러화는 인상 전에 강세를 보였고, 인상 직후 차익실현성 매물로 약세를 보이다 장기 추세를 회복했다. 94년부터 95년 2월까지 금리를 3.00%에서 6.00%로 인상되던 시기에는, 인상 전 달러화는 2.51% 올랐다. 1999년 6월부터 2000년 5월까지는 10.04% 상승했다.
최근 중국발 쇼크 등으로 9월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이 다소 약해지고는 있지만, 달러화 방향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영남 NH투자증권 상품총괄 상무는 "올해 달러화 자산 투자는 자산관리 시장의 큰 트렌드였다"며 "현재 미국 기준금리수준을 감안했을 때 결국은 금리를 인상할 수 밖에 없다는 측면에서 미국 달러 강세는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김윤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미국 금리인상이 내년으로 연기되더라도 달러화 대비 신흥국 통화 약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연내에 미국 금리인상이 개시되면 달러화는 상당기간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주가연계증권(ELS)도 자산가들이 많이 찾는 상품 중 하나다.
달러RP보다 높은 연 3~4%의 수익률을 추구하고 지수형과 종목형 ELS에 달러화로 투자할 수 있다. 대신증권이 업계 최초로 내놓은 달러 ELS 상품은 리테일에서만 195만달러(약 23억원)정도 팔렸다. 기관 자금을 포함하면 5000만달러(약 580억원) 정도 자금이 유입됐다.
대신증권은 오는 31일 글로벌 제약주 길리어드사이언스와 미국 S&P5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활용하는 3년 만기의 100조클럽 ELS를 발행할 예정이다. 만기일에 두 기초자산의 평가가격이 모두 최초 기준가격의 80% 이상인 경우 연 6.5%의 수익을 제공한다. 6개월 마다 두 기초자산의 평가가겨기 모두 각 최초기준가격의 80% 이상인 경우 자동으로 조기상환, 연 6.5%의 수익률을 제시한다.
신한금융투자의 달러ELS에는 2207만달러(약 260억원)이 들어왔다.
달러 상품은 환헤지 없이 달러자산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달러 강세 국면인 현재는 유리한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 반면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면 환차손을 입을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조재훈 KDB대우증권 영업부 이사는 "원달러 환율이 1200원선을 찍고 내려왔는데, 이 수준에서 달러 자산을 늘리는 것이 투자 매력도가 높지는 않다"면서 "현재 이머징에서 선진국으로 자금이 이동 중이기 때문에 전체 자산의 10~15% 정도를 달러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