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4일(현지 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이틀 연속 혼조세를 보였다.
기업들의 실적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시장과 투자자들은 이 수치가 갖는 의미와 향후 전망을 평가하는 모습이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1개국)의 물가상승률은 8개월 만에 목표치인 2.0%를 밑돌았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동결이 확실시됐다.
STOXX 600 지수는 전장보다 0.19포인트(0.03%) 오른 618.12로 장을 마쳤다.
이 지수는 움직임의 보폭은 작았지만 3거래일 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긍정적인 분위기를 내뿜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87.75포인트(0.85%) 상승한 1만402.34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82.66포인트(1.01%) 뛴 8262.16으로 마감했다.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215.91포인트(0.47%) 전진한 4만6636.43에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28.55포인트(0.52%) 내린 2만4652.24로,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16.70포인트(0.09%) 하락한 1만8102.50으로 마감했다.

이날 유럽 주요 기업들이 내놓는 실적 성적표와 향후 비즈니스 전망이 주가를 크게 흔들었다.
덴마크의 대표 제약사 노보노디스크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10%, 6% 증가했다고 발표했지만 주가는 17.17% 폭락했다.
2026년 가이던스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5~13% 줄어들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에서의 가격 인하와 중국·브라질·캐나다 등에서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과 비만 치료제 위고비의 독점 판매권 만료로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웰스클럽의 투자 전략가 수잔나 스트리터는 "다이어트 약물에 대한 수요는 계속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문제는 신규 업체들이 많이 진입하고 있고 더 저렴한 가격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점"이라며 "노보노디스크가 한때 업계 1위였지만, 이제는 수많은 경쟁 업체들이 그 뒤를 바짝 쫓으며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보노디스크 폭락의 여파로 덴마크 주가지수는 6.7% 하락했고, 헬스케어 섹터도 0.3% 내렸다.
영국의 글로벌 제약·헬스케어 업체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새 최고경영자(CEO) 루크 미엘스가 "향후 매출 성장률을 높이고 신약 개발 속도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6.9% 상승, 2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AJ벨의 시장 책임자 댄 코츠워스는 "새 CEO가 이끄는 GSK의 첫 실적 발표 자체는 시장의 주목을 크게 끌지는 못했다"면서도 "실적은 기대치에 약간 못 미쳤지만 충분히 견조했다"고 말했다.
유럽 최대 은행인 스페인의 산탄데르는 미국 지역 은행인 웹스터 파이낸셜(Webster Financial)을 122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후 3.33% 하락했다.
산탄데르는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37억6000만 유로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인 34억1000만 유로를 상회했고, 50억 유로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실시하겠다고 했으나 주가 하락 자체는 막지 못했다.
스위스 최대 은행 UBS는 분기 이익이 전망을 상회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자산관리 사업에서 자금 유출이 있었다고 보고하면서 6.3% 하락했다. 이 은행의 4분기 순이익은 12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했고,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 9억1900만 달러를 상회했다.
이날 은행 섹터는 전체적으로 1.2% 내렸다.
그외 주요 섹터 중에서는 통신이 3.6% 오르며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화학 업종도 4.8% 상승하며 2022년 3월 이후 최대 일일 급등 기록을 썼다.
소프트웨어 주식은 인공지능(AI) 개발사인 앤트로픽의 생성형 챗봇 클로드(Claude)의 충격파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기술주와 미디어주는 이날 각각 2.5%, 0.7% 하락하며 약세를 이어갔다.
퀼터체비엇(Quilter Cheviot)의 기술 연구 책임자 벤 배링거는 "AI 에이전트가 정확히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소프트웨어 시장 자체를 기피하고 있다"며 "숨을 곳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유럽의 물가는 안정세가 정착되는 모습이다.
유럽연합(EU) 공식 통계기관인 유로스타트(Eurostat)는 이날 유로존의 1월 인플레이션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7% 오르는데 그쳤다고 발표했다. 전달 수치 2.0%에 비해 0.3%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 등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은 0.1%포인트 낮아진 2.2%를 기록했는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소비자 물가 급등이 시작된 2021년 10월 이후 4년 3개월 만에 최저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