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출자 고리 140개 해소…다음은 롯데건설 보유 롯데쇼핑 지분?
[뉴스핌=강필성 기자]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첫 발걸음을 옮겼다. 롯데건설이 보유한 롯데제과 지분 1.3%를 해소하면서 ‘롯데건설->롯데제과->타 계열사->롯데건설’로 이어지는 고리 차단에 나선 것. 이는 전체 순환출자 416개 중, 34%에 달하는 140개 고리가 해소된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가 지분을 인수하리라는 전망과 달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지분을 인수했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일각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이번 지배구조 개편을 계기로 그룹내 지배력을 확대하리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28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롯데건설이 보유한 롯데제과의 지분 1.3%를 358억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신동빈 회장의 롯데제과 지분은 기존 5.34%에서 6.65%로 올라가게 됐다.
이번 지분매입은 ‘롯데건설->롯데제과->기타 계열사->롯데건설’로 이어지는 고리를 차단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해소되는 롯데그룹의 순환출자는 140개에 달한다. 롯데건설의 주식을 보유한 계열사는 호텔롯데, 롯데케미칼, 롯데알미늄, 롯데칠성, 롯데정보통신 정도지만 이들 사이에서도 출자의 고리가 얽히면서 그 개수가 전체 순환출자의 34%에 달한다는 것이 그룹 측 설명이다.
사실 롯데건설과 롯데제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고리가 우선적으로 해소되리라는 전망은 이전부터 적지 않았다. 롯데건설이 보유한 롯데제과의 지분이 1.3%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많은 순환출자를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를 신동빈 회장이 직접 매입한 것은 예상 외라는 평가도 나온다.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가 이를 인수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점쳐져왔다. 호텔롯데 중심의 지주회사 전환을 하게 된다면 어차피 호텔롯데가 계열사의 지분을 취득해야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향후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 따라서는 신동빈 회장의 롯데그룹 지배력이 더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롯데건설과 롯데제과의 순환출자 해소 이후로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롯데건설이 보유한 롯데쇼핑 지분 0.95%의 해소다. 이를 신동빈 회장이 인수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이를 인수하게 되면 신동빈 회장의 롯데쇼핑 지분은 14.41%로 상승하게 된다. 이때 드는 비용은 약 751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롯데그룹 순환출자의 가장 핵심인 롯데쇼핑 중심의 순환출자 해소는 적잖은 비용이 투입될 전망이다. 롯데쇼핑의 지분을 보유한 8개 계열사로 얽힌 순환출자는 롯데그룹 순환출자의 핵심으로 해소 비용만 1조원이 넘는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최근 출범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TF는 순환출자 고리 중 80%인 340여개를 오는 11월까지 해소할 예정”이라며 “다음 순환출자 고리 해소가 어디서 이뤄질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