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새 수급 여건이 바뀔 수 있나"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국제 유가가 사흘째 강력한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반등 지속 여부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31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10월물은 전날보다 3.98달러, 8.8% 폭등한 배럴당 49.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 한달 추이 <출처 = CNBC> |
지난주 수요일만 하더라도 37.75달러로 6년반래 최저치까지 밀렸던 유가는 공매도 세력들의 포지션 청산으로 가파른 오름세를 나타냈다. 유가는 지난 사흘 동안 28.66%가 올라 25년래 최대 사흘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유가가 가파르게 뛰자 시장에서는 장기간 저유가 상황이 드디어 종료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고개를 들었지만 GRZ에너지 회장 앤서니 그리산티는 CNBC뉴스와 대담에서 유가 반등에 회의적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단 사흘 만에 과매도에서 과매수 양상으로 급격한 변화가 나타났다"며 "하지만 여전히 원유 공급 과잉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번 랠리가 지속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유가가 배럴당 50~55달러 수준으로 꾸준히 오른다면 미국의 셰일오일 업체들이 시추 작업을 재가동할 것이고 공급 과잉 상황은 악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셰일오일의 경우 심해시추와 달리 생산 재가동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몇 주에 불과하며 비용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이날 유가 반등을 견인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저유가 우려 언급에 대해서도 그리산티는 회의적 입장을 보였다.
OPEC은 저유가 지속 상황이 우려된다며 다른 산유국들과 대화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지만 OPEC이 (저유가보다는) 자신들의 이해 관계를 우선시할 것이란 주장이다.
그리산티는 세계 1위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만 하더라도 지난달 일일 산유량이 3150만배럴로 상한선인 3000만배럴을 넘겼다고 지적했다.
그는 "산유량 일일 상한선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데다 미국 셰일가스 시추업자들이 (석유생산) 전쟁을 선언하고 나선 상황에서 어떻게 대화가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오는 12월4일로 예정된 OPEC 회의에서도 감산 결정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 그리산티는 "유가가 다시 30달러 선을 테스트 할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