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9위 키움, 업계 최하위.."연봉 짜네"
[뉴스핌=백현지 기자] 상반기 주식 거래대금이 급증하며 증권사들이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증권맨들의 급여 지갑에는 증권사별 차이가 확연했다. 업계내 실적 5위인 메리츠종금증권이 대형사들을 제치고 올 상반기 연봉킹에 올라선 반면 실적 상위권(9위)에 속한 키움증권 직원들은 업계 최하위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자료로 상반기 영업이익 기준 상위 15개사 평균급여를 분석한 결과 지점 영업에 중점을 둔 증권사 혹은 IB에 강점을 둔 증권사들의 평균 급여가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연봉킹은 업계내 실적 5위인 메리츠종금증권이었다. 메리츠 직원 1명의 상반기 평균급여(임원제외, 급여·상여·성과급 포함 단순계산)는 7216만원.
특히 본사영업 남자 직원들의 상반기 평균지급액은 1억6105만원으로 이를 연봉으로 환산하면 평균 3억원이 넘는 금액이다. 대형증권사에서 같은 본사영업직원들 평균대비 2배 이상 급여가 높다.
이어 NH투자증권은 상반기 1인당 평균 6000만원, 상반기 실적 1위인 KDB대우증권은 5300만원을 지급, 대형증권사 브랜드에 걸맞게 상위에 랭크됐다.
중형사임에도 IB 등에 강점을 보였던 교보증권은 5232만원을 지급했고, 하나금융투자는 5100만원, 신한금융투자는 5000만원으로 상반기 평균 급여5, 6위를 각각 기록했다.
메리츠종금증권 한 직원은 "일반적으로 증권사에 100을 벌어다 준다고 했을때 직원이 가져갈 수 있는 성과급 지급 비율이 10~20%라면 메리츠종금증권은 40%이상이 될 정도로 직원 성과급 지급비율이 높다"며 "성과 체계가 확실해 능력에 따라 기본급의 몇 배를 버는 게 가능하다"고 귀띔했다.
반면, 온라인기반 증권사인 키움증권은 상반기 평균 직원급여가 2687만원으로 이익 상위 15개사뿐 아니라 국내 전 증권사 중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영업이익 기준 실적은 9위였지만 급여는 최하위.
키움증권 한 관계자는 "회사에서 비용을 워낙 줄이다보니 급여도 업계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익히 알고 있었다"며 "때문에 받는만큼만 일하자는 분위기도 어느정도 형성돼 있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중형 증권사 관계자는 "같은 중대형급 증권사라고 해도 브랜드 밸류보다 직원의 영업력과 경쟁을 강조하는 회사와 달리 온라인베이스 증권사는 인프라를 구축하면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구조라서 직원 개개인 역량을 중시하지 않는 것 같다"며 "예컨대 메리츠는 영업으로 10억원씩 버는 직원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키움은 그 직원이 아니어도 된다는 생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키움증권은 상반기 실적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하나금융투자, 대신증권 뿐 아니라 같은 온라인 기반인 이베스트투자증권 평균 급여(약 4500만원)보다도 낮았다. 영업이익 기준으로 키움증권이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비해 2배 넘는 실적을 올렸지만 급여는 절반에 불과한 것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는 사람장사인 만큼 직원 월급이 주 비용 중 하나"라며 "이 비용을 절감해 호실적을 만들려는 곳들이 일부 있는데 장기적 인력수급 관점에선 부정적인 측면도 꽤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